1991년, 심리학자 수잔 놀랜-혹스마는
어떤 사람들이 슬픔에서
유난히 오래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연구했다.
그는 발견했다.
그들은 슬픔을 느끼는 대신
슬픔을 계속해서 다시 재생하고 있었다.
한 번 일어난 일이
머릿속에서는 수십 번 다시 일어났다.
말 한마디를
다르게 해 봤다면
표정 하나를
다르게 지어봤다면
이미 끝난 장면 앞에서
사람들은 몇 번이고 다시 문을 열었다.
놀랜-혹스마는 그것을
반추라 불렀다.
곱씹을수록 상처가 낫는 것이 아니라
곱씹을수록 상처가 깊어지는 습관
앞으로 나아가는 대신
같은 자리를 맴도는 걸음이었다.
오늘 밤에도
낮의 한 장면을 다시 꺼내어 본다.
이미 지나간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는다.
바꿀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되감기 버튼을 누른다.
어쩌면
한 번의 삶을
머릿속에서만 몇 번이고 다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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