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풍경
1.
곡교천 은행나무 길.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초등학생 세명
"어젯밤에 엄마한테 핸드폰 뺏겨서 내일
못 일어나면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랬는데,
눈 떴는데 여섯 시 반이야."
그게 그렇게 웃긴가 보다.
셋이서 크게 크~~ 게 웃었다.
2.
등이 굽은 노인 둘이 마주 앉아 죽을 먹고 있었다.
둘 사이에 병원, 약 이런 대화가 오고 갔다.
이야기 중 한 노인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나쁜 거 많이 먹어서 그래."
"그려."
"젊어서부텀 나쁜 걸 너무 많이 먹어서 이렇게
된 거라고."
"그려, 맞어."
두 노인은 느리게 숟가락질을 했다.
소고기야채죽이 하얀 숟가락에 담겨 입속으로 들어갔다.
3.
백반기행이 다녀갔다는 온양의 국숫집.
옆테이블에 일흔은 족히 됐을법한 여자 셋이 앉았다.
셋이 나누는 이야기가 우리 테이블에서 다들렸다.
"우리 아저씨는 내가 저녁에 나가는 걸 그렇게 싫어해.
말로는 가라고 허는데 표정은 죽상이여, 죽상.
눈치가 보여갔고 못살겠어."
"어이구, 우리 아저씨는 대놓고 가지 말라고 그래.
그래서 난 이 나이 될 때까지 저녁에 안 나가잖아."
"남자들 왜 그러나 몰라."
나도 모르게 풋 웃었다.
"왜 웃어요? 그쪽 아저씨도 그래요?"
"그랬었죠."
내 말에 남편이 숟가락을 든 채 말했다.
"이젠 안 그러잖아."
모두 와 웃었다.
남자들은 왜 그러나 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