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하룻길 바람의 말 부끄럼 타는 아이가 소리 없이 걷듯 빗발이 하도 순해 오는지도 몰랐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문고리는 달그락달그락 처마 밑 개망초가 고개를 끄덕인다 바람이 무슨 말을 했길래 자기네들끼리 공기를 씻으며 도란도란 사람은 끼어들 수 없어 숨소리만 나직하다 비가 그치면 뽀드득 소리 나게 씻긴 공기 홀짝홀짝 마시고 바람의 말 풀의 대답이 잔잔히 따라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