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하룻길

바람의 말

by솔방울

부끄럼 타는 아이가

소리 없이 걷듯

빗발이 하도 순해

오는지도 몰랐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문고리는 달그락달그락


처마 밑 개망초가

고개를 끄덕인다


바람이

무슨 말을 했길래


자기네들끼리

공기를 씻으며

도란도란


사람은 끼어들 수 없어

숨소리만 나직하다


비가 그치면

뽀드득 소리 나게 씻긴 공기

홀짝홀짝 마시고


바람의 말

풀의 대답이

잔잔히 따라 흐른다

작가의 이전글마음의 하룻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