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사람 앞에서
다시 예전의 내가 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게 편하다고 느꼈다.
말을 고르지 않아도 됐고
괜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어떤 말을 해도
어색해지지 않는다는 게
생각보다
큰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우리는
금방
예전처럼 대화하고 있었다.
웃는 방식도
말을 끊는 타이밍도
이상할 만큼
그대로였다.
그는 여전히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반응을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말했다.
나는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이 관계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근데
어느 순간
그게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미 끝난 관계인데
이렇게까지
자연스러울 수 있는 건지
나는
그걸 잠깐 생각했다.
그래서 더 자연스러웠고
그래서 더 이상했다.
예전의 나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덜 생각했고
조금 더
단순하게 느끼고 있었다.
나는
그 상태로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그게
편하다고 느끼면서도
어딘가에서는
조금 걸리고 있었다.
나는 그걸
끝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괜찮은 쪽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그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으니까
나는 그게 좋은 건지
위험한 건지 아직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