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실이 잠시 조용해졌다!

"아들아, 지난 주말에 네 얼굴이 너무 안 좋던데 지금은 괜찮아졌니?"

by어모쌤 손정화

"아들아, 지난 주말에 네 얼굴이 너무 안 좋던데 지금은 괜찮아졌니?"

2026년에는 디지털문해교육을 거의 매일 진행하고 있다. 광진구청에서 주관하고, 교회에서 장소를 제공해 주셔서 진행되는 교육이 두 곳 있다.그중 한 교회의 수업이 오늘 있었다. 학습자님들의 학구열이 정말 높은 곳이고, 참여도도 높은 곳이다. 매주 화요일! 수업을 하러 올 때에도 마음이 뜨거워지고, 수업을 마치고 돌아갈 때에도 마음이 뭉클해지는 그런 곳이다.


오늘 수업에서는 카지노톡 음성메시지 보내기를 가르쳐드렸다.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학습자님들은 음성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고 반응이 뜨거우셨다. 수업을 하다 보면 평소에는 잘 사용하시던 기능도 나와 함께할 때는 긴장하셔서 알고 있는 것도 다 잊어버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말씀하시는 학습자님들을 종종 뵙는다. 카지노톡 음성메시지도 혹시 그런 경우는 아닐까 싶어 먼저 질문을 해 보았다.

"카지노톡에서 음성메시지 보내보신 분, 손 들어보세요."


12분의 학습자님 가운데 한 분도 손을 들지 않으신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모두 처음 접하는 기능이라고 하시니 본격적으로 알려드리기 시작했다. 학습자님들과 함께 사용하는 단체 카지노톡방에서 음성메시지를 보내며 연습을 했다. 그런데 그때 한 학습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보, 내가 요즘 짜증을 많이 냈죠? 미안해요."


그 순간, 얼마나 마음이 따뜻해졌는지 모른다. 지금까지 여러 기관에서 같은 수업을 진행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괜히 뿌듯한 마음까지 들었다. 학습자님들과 보조 강사님, 그리고 내가 모두 따뜻한 눈길을 보내드리자 학습자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셨다.

"요즘 제가 남편에게 계속 짜증을 냈는데 말로는 미안하다고 못하겠어서 지금 메시지로 보내봤어요."

"네, 정말 잘하셨어요."


조금 뒤에는 맨 앞자리에서 늘 열심히 수업을 들으시는 학습자님께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녹음을 시작하셨다.

"아들아, 지난 주말에 네 얼굴이 너무 안 좋던데 지금은 괜찮아졌니?"

말을 마치고 메시지를 보내셨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보조 강사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셨다.

"어머, 아들 일하다가 깜짝 놀라겠어요. 엄마 목소리가 너무 안 좋아서."

그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학습자님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아들이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엄마, 지금 스마트폰 배우는 중이야."

아들은 안심한 듯 금세 전화를 끊었다.


여러 명의 학습자가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라 주변 소음도 많았고, 제대로 녹음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남편과 아들에게 보낸 음성메시지는 주변 소리 하나 없이 또렷하게 녹음되었다고 하셨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더 신기했던 것은 평소에는 버튼 하나 누르는 것도 어려워하시던 분들이 그 순간만큼은 전혀 망설이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버벅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또렷하게, 정확하게, 자신이 전하고 싶은 말을 담아내셨다. 정말 신기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내가 알려드린 것은 카지노톡 음성메시지 기능만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전하는 방법이었다.

'미안해요.'

'괜찮아졌니?'

스마트폰은 기계이지만, 그 안에 담기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었다.

오늘 내가 진행한 디지털문해교육은 스마트폰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교육이었다. 오늘도 학습자님들 덕분에 더 많이 배우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