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 너무 좋아!

바카라 한 권을 뚝딱!

by어모쌤 손정화

“정화쌤은 전공을 심리치료교육으로 바꾸면 어떨까?”

대학원에 지원했을 때 교수님께서 이렇게 제안하셨다. 1:1 면접 시스템도 처음이었다. ‘상담심리 지원이라 면접도 상담 분위기로 보는 건가?’ 하며 흥미롭게 생각했다. 들어서자마자 내 눈에 들어온 교수님의 모습은 온화함 그 자체였다. 면접이 시작되며 목소리까지 듣게 되니 상담이라는 학문에, 아니 교수님께 나도 모르게 푹 빠져버렸다.


상담심리와 심리치료교육의 차이가 없음을 설명하시지 않으셨어도 “네”라고 뚝딱 말씀드렸을 거다. 나 전에도, 그 후에도 많은 학생들 면접을 보셨을 테니 교수님은 내게 이렇게 제안하신 것을 기억하지 못하신다. 그 부분이 내게는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뭔가 거스를 수 없는 물결에 올라탄 느낌이랄까?


그렇게 전공을 바꾸어 들어가게 된 교육대학원! 교수님의 첫 수업! 느낌표 하나로는 설명도, 표현도 되지 않는 경험이었다. 교수님의 입을 통해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마음을 때리고, 울리는 명언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지 않아도 교수님께 반해버린 상태였는데 눈을 떼지 못했다. 40여 년 전 학교라는 곳에 처음 발 딛었을 때 예상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순간에 적응하려고 마레이킹처럼 앉아있었다. ‘학교는 다 이런 걸까?’ 교수님의 입만 뚫어져라 보며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몰랐으니까!


교수님의 수업을 매 학기 하나 이상 들으며 대학원 학업을 마쳤다. 모든 시간이 꿈만 같았다. 교수님 그림자도 밟고 싶지 않았다. 교수님의 상담 이론 수업 시간에 내주신 과제는 7가지 상담 이론에 비추어 나를 철저하게 분석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교수님은 천재가 아니실까? 과제마저도 존경스러웠다. 과제가 사랑스럽기는 처음이었다. 거의 한 권의 바카라 분량의 과제를 하느라 매일 노트북 앞에 앉았다. 나도 모르게 글을 쓰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습관이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철저하게 나를 분석해 보는 시간이 되어 내가 몰랐던 사실 앞에 서야만 했다. 신기했고, 놀라웠다. 교수님 뵙는 즐거움에 5학기가 휙 지나갔다. 졸업을 기념하며 교수님께서 당신이 쓰신 바카라에 친필로 격려의 말을 적어주셨다.

교수님의 친필

졸업을 하고 나니 심리치료교육 대학원에서의 학업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교수님께서 운영하시는 REBT인지행동치료 전문가 과정을 등록했다. 그 곳에서 150시간의 강의를 들었다. 교수님께서 정해주신 바카라을 읽고 내용을 요약해서 제출했다. 상담의 여러 사례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집단 상담에 참여해 보기도 했다. 난생처음 상담이라는 것을 받아 봤다. 학기 중 2회 이상 진행되는 공개사례 발표회에 참석했다. 한국 REBT인지행동치료학회 평생회원이 되어 매년 진행되는 학술대회에도 참석했다. 1급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시작했을 때 교수님께서는 교육비가 부담될까 봐 장학금을 주셨다. 학회 총회에서 장학 증서를 받았다. 열심히 수련 중이다.


오늘 오래간만에 공개사례 발표회가 있어서 참석을 했다. 두 건의 상담 사례가 준비되어 있었다. 교수님께서 슈퍼바이저로 참석하셔서 발표자의 상담 사례를 분석해 주셨다. 교수님의 명 강의를 다시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모두 다 받아 적었다. 끝나고 교수님께 말씀드렸다. "교수님 오늘도 바카라 한 권 쓰셨어요" 교수님께서 "도움이 됐니?" 하시며 웃어주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여전히 가슴이 뛰었다.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교수님 같은 교수가 될 거야" "교수님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난 꼭 교수님처럼 될 거야!"


버스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교수님의 오늘 말씀을, 오늘 내가 느낀 감동을 조금이라도 기록해서 남기고 싶어 온라인카지노를 열었다. 내게 이렇게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참 좋다. 감사하다.


올해 스승의 날이 며칠 지났을 때 교수님을 찾아뵀다. 작은 것에도 함박 미소를 보여주시는 교수님께서 내가 들고 간 꽃을 정말 좋아하셨다. 처음으로 교수님께 식사 대접을 해드렸다. 비싼 곳은 싫다시며 더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본인의 생각을 명확하게 말씀해 주시는 교수님께 또 한 번 마음을 빼앗겼다. 교수님 댁에서 차 한잔 하자고 하셨다. 들어선 곳에 학자의 거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교수님 학자의 방 같아요" 어머님을 돌보시며 생활하시느라 정리가 안 되어 있다고 하시는 말씀에 내가 느낀 그대로 말씀드린 거였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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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며 대화 중 학회 홈페이지 관리를 해야 하는데, 지금 당장 업로드 해야 할 공지사항이 있다고 하셨다. 빠르게 들어가 간단하게 들여다 보고 교수님과 몇 번 시도하다가 디테일한 것은 집에서 해드리기로 했다. "내가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교수님께서 스스로 해보고 싶어 하셨다. "교수님 제가 가르쳐드리러 올게요" 교수님께 해드릴 수 있는 것은 뭐든 해드리고 싶었던 터라 내 재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다음 주에 홈페이지 관리하는 법을 알려드리기 위해 교수님을 또 만날 예정이다. 행복하다. "교수님 제 선물이에요" 공지사항에 띄울 팝업창을 만들어 드리며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 "그래! 정화쌤, 선물 고마워" 그 선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교수님께 무언가를 해드릴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면 모든 말이 그 자리에서 바카라이 된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교수님만의 것이다.

한국 REBT인지행동치료학회 학회장 박경애 교수님!

이젠 퇴임하셔서 명예교수님이라고 소개를 받으시는 우리 교수님!

오늘 교수님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교수님의 매력에 퐁당 빠졌을 거다.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거다. 이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마음껏 교수님께 글로 사랑 고백을 한다.

"교수님 사랑해요! 존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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