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는 위험해!
언제부터인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면 어떡하지?'와 같은 걱정을 하지 않는 나를 발견한다. 가끔 틈을 타 들어오려고 할 때도 있긴 하다. 잠깐 스치듯 지나가는 것만 용납하고 자리 잡지는 못하게 한다. 비슷한 생각들이 아닌척하며 자리 잡고 있을 때도 있다. 상대방에게 반드시를 요구하고 있거나, 꼭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존재를 모른다. 내가 왜 지금 마음이 힘들지? 하고 마음 진찰을 하면 몰래 들어온 당위성을 가진 생각이 딱 걸린다.
남편과 아빠가 천국 간 후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 평소에는 위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먹기만 하면 내가 여기에 있다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위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위에 이상이 있으면 어떡하지?' 걱정하며 하루 종일 위의 존재감을 느끼며 살았다. 장도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3일, 4일에 한 번 비워냈다. 하루 한 번이 아니어도 1분 안에 모든 것이 해결되었었다. 아침을 먹기만 하면 바로 내보내겠다고 신호를 주는 장 때문에 곤혹스러웠다. '장에 이상이 있으면 어떡하지?' 갑자기 바뀐 장 컨디션에 오만가지 생각이 뒤따라 왔다.
딸은 아무도 자신의 슬픔을 모른다고 하며 울었다. 친구들 어느 누구도 모른다고...
"엄마가 알아! 엄마도 아빠가 돌아가셨잖아!"
"엄마도 몰라! 엄마는 내 나이에 아빠가 돌아가신 게 아니잖아!"
딸의 말을 듣고 잠시 내 호흡을 멈췄다.
"그러네, 엄마도 모르네,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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