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동물이 일으키는 마법

제일 예쁜 개는 친구네 개인가...

by혜연

버거씨는 한 달 전부터 집에서 파티를 계획하고 친구들을 초대했다.

원래 총 12명이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지난주 갑작스럽게 친구가 하늘나라로 떠나고 마음을 추스르는 친구들이 빠져서 결국 4명만 왔다. (일정을 미뤄야 하나 생각했지만 다른 친구들과의 약속이기도 했으니 그냥 진행했다.) 버거씨네 회사 절친 디미트리(그리스인)와 카자흐스탄 출신 변호사 다울렛. 버거씨네 큰아들 친구 아빠인 사무엘과 베트남계 프랑스인 술리반. 대부분 서로 처음 만난 사이라 초반에 약간 서먹했다. 그런데 사무엘과 함께 도착한 맥베스라는 이름의 개가 그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옆집에서 급한 사정이 생겨 갑작스럽게 맡아주게 되었다는데 개가 너무 활동적이라 제어가 안된다며 처음부터 사무엘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자마자 우리와 인사할 겨를도 없이 뒷문으로 곧장 달려 나가 정원을 신나게 휘젓고 다니는 맥베스. (셰익스피어의 소설 주인공 이름을 땄다고 한다.) 그 순간 정원 구석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자던 옆집 고양이 리오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꽁지가 빠지게 달려가는 그 모습을 보고 다들 일제히 크게 웃었다. (엉덩이가 어깨보다 더 급하게 가는 만화 같은 장면이었다.)


혼자 신나게 뛰어놀던 맥배스는 내 옆에 앉아서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첫눈에 반해버렸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여섯 사람 모두에게 맥배스는 사랑을 듬뿍 받았다. 우리가 대화하느라 바쁠 때면 자기 좀 만져달라고 낑낑거리고 코로 우리 팔을 치기도 했다. 그럴 때면 우리는 또 크게 웃으며 열심히 만져드렸다. 이게 바로 동물이 가진 마법인가 보다. 파티 분위기가 더없이 화기애애해졌고 서로 편하게 농담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resize_resize_IMG_9063.jpeg


"얘 벌써 주인을 잊어버린 거 같지 않아?"


"여기가 벌써 자기 집인걸 뭐."


"사무엘, 나중에 우리 개도 좀 맡아줄 수 있어?"


"아니야, 사무엘 말고 그냥 우리한테 맡겨줘! 직접 기르는 건 부담되지만 이렇게 한 번씩 봐주는 건 너무 좋을 것 같아."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혜연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그리고 인생이 가벼워졌다.

2,04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0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너네는 이제 음식 준비 안 해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