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향기
한쪽 저편 소파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모비딕'의 모습은 가을 나뭇잎처럼 물들고 있었다. 마치 자기의 죽음을 맞이하듯이. 수지는 흥얼거리며 즐겁게 황탯국을 끓이고 있다. 벽의 걸린 괘종시계는 죽음과 생명을 교차하듯이 째깍째깍 숨 가쁘게 흘러갔다.
"모비딕, 저녁 식탁을 다 차렸어. 배고프지. 식사하자."
수지가 활기찬 목소리로 그분을 힘차게 불렀다.
'모비딕'은 창가에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식탁 앞으로 걸어왔다. 두 사람은 식탁 의자에 함께 앉아서 침묵한 채 최후의 만찬을 맞이하듯 달력의 그림을 동시에 바라보았다. 그날의 식탁은 다른 어느 때보다 풍성하였다.
'모비딕'은 수지의 음식에 만족한 듯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깊은 맛을 입술에 담아 갔다. 음식이 다 비워지는 만큼 하루의 일과도 바카라장처럼 넘어갔다. 노랑머리가 바라본 저녁 식탁은 유리알처럼 점점 투명해지며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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