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고 말한 오소리

용서

byEl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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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숲 깊은 소나무 아래에는 베니라는 어린 오소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베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매끈한 돌을 쌓아 작은 다리를 만들고,

떨어진 나뭇가지로 조그만 배를 만들었으며,

숲길 아래에는 비밀 통로도 만들었습니다.

친구들은 늘 감탄했습니다.

“베니는 정말 손재주가 좋아!”

어느 화창한 오후,

베니는 지금까지 만든 것 중 가장 큰 나무 수레를 완성했습니다.

“친구들에게 꼭 보여 줘야지!”

베니는 신이 나서 수레를 언덕 아래로 끌고 갔습니다.

토끼와 다람쥐,

고슴도치와 개구리도 모여들었습니다.

“정말 멋지다!”

토끼가 눈을 반짝였습니다.

“우리가 같이 밀어 줄까?”

다람쥐가 물었습니다.

개구리도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나도 도와줄게!”

하지만 베니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괜찮아.”

“내가 혼자 만든 거니까 혼자 해 볼래.”

베니는 자랑스러운 얼굴로 수레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우지직!

나무바퀴 하나가 부러졌습니다.

수레는 중심을 잃고 굴러가더니,

고슴도치가 정성껏 가꾸던 작은 꽃밭으로 넘어졌습니다.

꽃들이 쓰러지고,

알록달록한 꽃잎이 바람을 타고 흩날렸습니다.

숲은 순식간에 조용해졌습니다.

베니는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미안해…’

그 말이 목끝까지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베니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습니다.

“내 잘못이 아니야.”

“바퀴가 약해서 그런 거야.”

그리고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그날 밤,

베니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꽃밭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고슴도치가 매일 아침 물을 주던 모습.

토끼가 함께 씨앗을 심던 모습.

다람쥐가 흙을 날라오던 모습.

친구들은 아무도 화를 내지 않았지만,

베니의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베니는 새 나무판과 꽃씨,

그리고 작은 꽃모종을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천천히 고슴도치의 집으로 걸어갔습니다.

두 발은 떨리고 있었습니다.

“고슴도치…”

베니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어제는 무서워서 말하지 못했어.”

“모두 내 잘못이야.”

“…미안해.”

잠시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고슴도치는 베니를 바라보다가

환하게 미소 지었습니다.

“속상하긴 했어.”

“하지만 네가 직접 와 줘서 정말 기뻐.”

그때 토끼가 작은 삽을 들고 달려왔습니다.

“우리 같이 다시 심자!”

다람쥐는 좋은 흙을 가져왔고,

개구리는 물을 길어 왔습니다.

부엉이도 숲에서 예쁜 들꽃 씨앗을 가져왔습니다.

친구들은 모두 함께 꽃밭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한 송이.

또 한 송이.

조금씩 꽃들이 다시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분홍 꽃.

노란 꽃.

하늘빛 꽃.

따뜻한 바람이 꽃잎 사이를 지나갔습니다.

베니는 놀란 얼굴로 친구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다들… 나를 도와주는 거야?”

토끼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친구는 즐거운 일만 함께하는 사이가 아니야.”

“힘든 일도 함께 해결하는 사이야.”

부엉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은 어제를 지우지는 못한단다.”

“하지만 내일을 다시 시작하게 해 주는 가장 따뜻한 말이지.”

베니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마음속을 짓누르던 무거운 돌이

스르르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이후,

베니는 실수를 해도 숨지 않았습니다.

변명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친구들의 눈을 바라보며,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미안해.”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두 글자가 전해질 때마다

상처 난 마음에는

언제나 새로운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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