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피트니스] 밴드 풀업

by다락방

어제는 세상에, 밴드 풀업을 했다!

풀업은 언젠가 내가 닿을 곳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이라도 풀업을 해보고 싶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푸시업이 멋잇는 것처럼, 풀업도 멋있잖아? 그러나 엄청난 힘이 필요한 운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풀업을 완성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알고있다. 간혹 내가 철봉 보면 매달리는 것도, 언젠가는 풀업을 하고 싶어서였는데, 아, 선생님이 밴드 풀업..을 시키실 줄은 내가 몰랐지. 그러니까 언젠가는 할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은..


물론 '어시스트 풀업' 머신을 이용해 풀업을 시도해보았었지만, 그건 아주 많이 나를 지지해주기 때문에 막 힘들진 않았다. 그러나, 밴드 풀업은 달랐다.


쇄골이 손잡이에 닿을 때까지 내 몸을 들어올리라고 했는데, 아무리 밴드가 나를 지지해주어도 몸이 들어올려지지가 않더라. 12회씩 4세트를 하기는 했으나, 이건 한 것도 아니고 안한 것도 아니야. 끙끙, 입으로 소리를 내면서 내 몸을 들어올려도 내 몸은 위로 잘 올라가지 않았고, 보다못한 선생님은 내 등을 받쳐서 위로 올라가도록 도와주었다. 선생님이 도와주니 내가 혼자 올라가는 것보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갈 순 있었지만, 선생님이 처음에 주문했던 '쇄골이 손잡이에 닿을 때까지'는 어림도 없었다. 하..


게다가 내려올 때 훅- 내려오지말고 천천히 내려오라고 했는데, 아무리 머릿속에 그걸 인지하고 있어도, 조금이라도 올라가는 순간 훅, 하고 나도 모르게 내려오게 되었다. 하.. 갈 길이 멀다.


이렇게 4세트를 마치고나니 팔이 후달렸고, 그 후 랫풀다운 할 때 전완근도 힘들었다. 선생님은 내 표정을 보시더니, 하체한 날 같은 표정이라고 하셨는데, 와, 이 밴드 풀업, 그냥 풀업도 아니고 밴드 풀업인데, 나는 영혼을 탈탈 털린 것 같다. 영혼도 털리고 육체도 털리고. 결국 운동 마치고 집에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거울에 비친 내 얼굴.. 다크써클이 진하게 내려와있었다. 오, 신이시여!


운동 가기 너무 싫었는데, 그나마 피티를 예약해두어서 어쩔 수 없이 갔고, 어쩔 수 없이 갔더니 밴드 풀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어제 자율운동을 가야지 생각한 거였다면, 퇴근하고 '나 안가' 했을 것 같다. 그런데 약속이니, 갈 수밖에 없었고, 갔더니 밴드 풀업 만나버렸어. 그리고 밴드 풀업 진짜 못하는 나를 깨달으며, 겸손을 배웠다. 이렇게 나는 겸손해진다. 이렇게 나는 겸손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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