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피트니스] 플랭크

by다락방

월요일부터 허리가 아팠다.

허리가 아픈건 나의 고질인데, 이렇게 허리가 아파서 한의원에 간 적도 있고 정형외과에 간 적도 있다. 결론은, 걸을 때 엉덩이와 뒷벅지가 힘을 써야하는데 그걸 잘 쓰지 못해 허리가 무리하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그리고 이렇게 반복되는 통증으로 인해 나는 허리가 아프기 전 전조를 알고 있다. 그러나 안다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걷다가 엉덩이 윗쪽이 찌릿- 하고 증상이 먼저 온다. 그러면 정말이지 나도 모르게 앗! 하고 아파서 소리가 절로 난다. 그러나 걸으면서 그 통증은 금세 사라진다. 그러나 이 증상이 나타났다면, 어김없이 다음날이나 다다음날 허리가 아프다. 하... 이번에도 일요일에 걷다가 갑자기 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엉덩이가 찌릿했던거다. 하..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나 허리 아파지는데..


아니나다를까 어김없이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고, 피티가 있는 수요일에도 허리 아픈건 낫질 않았다. 그래도 예약을 해뒀으니, 그리고 허리 아파도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이 있지 않을까 해서 센터에 갔다. 가기 전에 이미 코치에게 내가 허리가 아프다고 말해두었고, 코치는 세상에, 나보다 더 내 몸의 고통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나보다 더 내 몸 걱정하는 건 네가 처음이야... 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이어지는 질문들에, 하 이제 그만 좀 말걸었으면... 하는 생각이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란 여자, 진짜 글러먹었다.. 생각했다.


하여간 피티에 갔고 코치를 만났는데, 코치는 우선 장요근 마사지부터 해주었다. 오른쪽이 특히나 더 타이트해서 너무 아팠다. 그리고는 코어 운동을 하자고 했다. 기구 운동은 좀 쉬어가자고, 허리가 아픈 상태에서의 기구 운동은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는 플랭크를 하자고 했는데, 하.. 플랭크라니.


나는 플랭크를 해 본 적이 있다. 아니, 자주다. 요가에서도 플랭크를 하니까. 그리고 집에서도 혼자 한 적도 있다. 그러나 그건 팔을 다 펴고 하는 높은 플랭크였다. 바로 이것.


19902_47361_0654.jpg


그러나 엎드려서 하는 일반적인 플랭크는 너무 힘들어서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데, 코치는 그걸 해보자는 거다. 그래서 알겠어요 해볼게요, 했는데, 코치는 30초씩 3세트를 요구했다. 선생님, 너무 많은거 아닌가요.. 했더니, 그정도는 해야한다는 거다. 아무튼 그래서 시작했다.


아아, 30초가 이렇게나 긴 거였나. 내 자세는 점점 무너지니 코치가 배를 받쳐주고 엉덩이 내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그렇게 한 번 하고 철푸덕 엎어져서 기절할듯 했는데, 코치가 막 웃더니, 하체운동보다 이걸 더 힘들어하시네요, 했다. 그렇게 두 번을 더 힘들게 마쳤는데, 아니 세상에, 한 번 더 하자는거다! 그래서 선생님 3세트라고 하셨잖아요! 했더니, 한 번만 더해봅시다, 하는게 아닌가. 알겠어요. 하고 충분히 쉰 다음에 하는데, 이게 네번째 에서는 너무 쉽게 무너지고 시간도 너무 긴거다. 그래서 시간을 체크하느라 바닥에 놓여진 쌤의 핸드폰을 보는데, 24초를 지나고 있었다. 오오, 조금만 견디자 했는데, 쌤이


10

9

8


어 선생님? 나는 무너지는 자세를 붙잡으며 울부짖었다. 뻥치시는 것 같은데요?? 그러고 결국 다 한 뒤에 엎어졌고, 그러자 선생님은, 제가 비밀을 하나 말해드릴게요, 하더니,


"사실 처음부터 계속 40초씩 했어요."


이러는거다.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어이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게 바로 개인 코치의 역할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엽네? ㅋㅋㅋㅋㅋㅋㅋㅋ빵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데드벅인가 하는 코어운동 가르치는데 내가 잘 못따라해서 자꾸 코어의 위치를 알려줄려고 손으로 만져보고, 숨 내뱉을때 코어가 딱딱한거 느껴지세요? 이러는데 도대체 뭔말인지 모르겠고, 선생님 제가 만져볼게요, 하고 내 배를 만지는데, 도대체 어디가 딱딱한가, 뱃살이 말랑말랑하기만 한데.. 그래서 수치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말했다.


"뱃살이 그냥 말랑말랑하기만 한데요?"


그러자 코치는 배를 만지는게 아니다, 뱃살을 만지는게 아니다, 그 안에 숨을 내뱉을 때 딱딱해지는 부위가 있다, 이래가지고 더 깊이 눌렀더니 오오, 저건가보다 싶은게 있고, 그리고 누워서 다리 들어올리는 거 시키는데, 내가 그 코어를 인지하기 전에는 허벅지가 너무 아팠는데, 코어를 인지하고 나서는 다리가 안아프고 배가 아프면서 흔들리는거다. 코치는 정말 중요한걸 배웠다, 오늘 너무 큰 깨달음 가져가는거다 하면서 좋아했다. 나 역시 너무나 기뻤다.


와 신기하네요, 다리를 들어올렸는데 다리가 안아프네요? 오와 신기하다...


덕분에 나는 오늘 배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뱃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코어를 더 잘느끼겠구나, 생각했다. 역시 체중 컷팅이 .. 필요한건가. 하아-


ChatGPT Image 2026년 7월 24일 오전 09_09_41.png


작가의 이전글롱디, 너네는 성공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