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어학연수] Top Student

by다락방

며칠 전에 싱가폴에서 다니던 학교 앱에 들어갔다. 확인할 게 있어서 오랜만에 들어간거였는데, 거기엔 읽지 않은 알림이 수두룩하게 쌓여있었다. 이미 그 학교를 떠나온 마당에 학교의 공지사항 같은거 굳이 볼 일이 없을 것 같아 확인하지 않았는데, 다 필요없지 뭐, 하고 슥슥 넘기다가, 전체 공지가 아닌, 나에게만 보내준 알림을 보게 됐다. 그리고 나는 그 알림을 통해, 내가 최우수 학생으로 과정을 마쳤다는 걸 알게 됐다. 무려, Top Student Award Letter 를 내가 받는다는 거다. 하하하하하. 아니, 이게 뭔일이래? 그렇게 나는, 내게 도착한 letter 를 확인했다.


스크린샷 2026-04-19 오후 11.51.37.png
스크린샷 2026-04-20 오전 12.04.06.png

나는 내가 속한 반에서는 항상 1등을 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는 1등인지 확인할 수도 없을 뿐더러 또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른 반의 학생들과 얘기해보면 그 반은 우리 반보다 더 좋은 성적을 가진 것 같고, 또 다른 반의 학생은 자신이 제일 잘하는 학생이라고 말하기도 했던 터, 상위권 일 수는 있지만, 1등? 그건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런 레터가 똭- 도착한 것이다.


나는 너무 기뻤다. 사실 실력으로 말하자면 내가 크게 향상된 느낌은 아니고, 그래서 초조하기도 한데, 그래도 어쨌든 학교에 다니는 동안 수업 시간에는 최선을 다했고, 이렇게 딱 한 명에게만 주는 최우수상을,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둔 학생에게 주는 상을 내가 받은 것이다.


아 넘나 대단한 것..


나는 퍼뜩, 내가 그 날 오전 이력서 제출했던게 생각나, 회사 직원에게 전화를 해서 혹시 내 이력서 결재 올라갔냐 물었다. 직원은 그렇다고 했다. 나는 깔깔 웃으며, 아 별 건 아니고, 아직 결재 안올라갔으면 나 전교1등으로 마친 거 한 줄 더 추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직원은 빵터져서 웃었다.


다음에 혹여라도 이력서 쓸 일 있으면 전교1등 한 것도 한 줄 더 기록해야 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전교1등인데 상금.. 좀 주면 어디 덧나냐. 흥!! 딸랑 레터 한 장이 뭐람? 흥흥!!


아무튼 20년 이상 온라인 게임생활 후에 영어 공부하러 갔다가 전교1등 하고 돌아왔다. 나 자신, 대단하다!!

(사실, 천재인걸까?)

작가의 이전글[중년의 어학연수] Resu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