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

시

by자봉

​폐선된 경의선 철길을 따라


낮게 베어 드는 가을바람


멈춰 선 기차의 바퀴 자국마다


소란했던 여름의 온기가 식어가고


갈색으로 깊어지는 잔디밭 위로


어느덧 낯선 서늘함이 번져간다.





​한때는 멀리 떠나려는 마음들이


덜컹이며 모여들던 곳,


이제는 나란히 걸어가는 발걸음마다


나뭇잎 떨구는 소리가 고작이다.





​빌딩 숲을 비집고 건너온 바람이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를 스치고


벤치 끝에 홀로 앉은 누군가의 어깨를


가만히 감싸쥐고 달아날 때,


버려진 철길은 다시 연결된다.





​지나간 계절과 다가올 계절 사이,


잊고 지낸 마음과 마주할 시간 사이로.


가을이 그 옛날 기차보다 빠르게


숲길을 지나쳐 가고 있다.



** 시를 쓴 배경

​공덕역 근처 경의선 숲길의 호젓한 가을 풍경과 지나온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 늦 저녁마다 운동 삼아 걸으면서

써본 시인데 자치구 발행10월에 소식지에 채택되어

게제된 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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