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자락길
오늘은 참으로 평온한 일요일이다.
돌이켜보면 3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공직에 몸담으며 늘 달력을 채우던 붉은 글씨와 검은 글씨의 경계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정년퇴직을 하고도
5~6년 단기 일자리로 더 일을 하고 나서 이제는 야인의 삶으로 돌아온 지금, 내게는 토요일도 일요일도 다 마음 편한 휴일이요, 평일 또한 더할 나위 없는 휴일이다.
날짜의 구속에서 벗어나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은퇴를 맞이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초여름의 기운이 완연한 아침, 눈을 떠보니 오전 6시였다.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서너 시간의 황금 같은 시간이 주어졌기에, 배낭을 열어 잘 익은 햇감자 몇 개와 든든한 두유 세 팩, 시원한 생수를 밀어 넣었다. 홀로 떠나는 길이지만 마음만큼은 설레었다.
최근 들어 나는 홀로 걷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연습하고 조율해 나가고 있다.
어차피 인생이란 대자연의 이치처럼 혼자 왔다가 갈 때 역시 혼자 가는 외로운 여정이다.
은퇴 후 늘어난 고독의 시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노후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어제는 애창곡을 불러보고 싶어 내가 현직으로 근무했던 옛 온라인 게임 가까운 코인 노래방을 찾았다
오후 5시까지는 두곡에 1.000원으로 할인이 되어, 5,000원으로 한 시간 동안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목이 아파 고음을 낼 수 없어 생수 2병을 사 마시면서 트로트 곡을 선택하여 불렀다
가슴속 깊은 곳에 얹혀 있던 미세한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씻겨 내려가는 듯한 해방감을 맛보았다
오늘은 무작정 숲이 우거진 숲길을 걷고 싶어
메타콰이어와 소나무 그리고 숲이 우거진 둘레길을
걷다 보니 마음이 너무 편해진다
이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욕심을 버리고
내려놓고 즐거운 마인드를 가질 때 우리의 노후는 날마다 축제와 같을 것이다
오늘도 안산 자락길의 싱그러운 초록빛이 내 마음에 심어준 긍정의 씨앗이 되었다
앞으로도 주욱 남은 내 노년의 여정을 항상 즐겁고 환하게 밝혀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