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변치 않는 품에 안겨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 길에는
낯익은 바람이 먼저 마중을 나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길을 찾아 떠나고
마을 어귀는 쓸쓸한 정적만 감돌아도
서운한 마음은 이내 눈 녹듯 사라집니다.
천년을 하루같이
푸르른 제암산과 용두산
철 따라 묵묵히 빛깔을 바꾸는 들녘,
숨을 들이켜면 가슴 깊이 차오르는 맑은 공기가
"이제 왔느냐"며 나를 안아주기 때문입니다.
낮 동안의 여정을 마치고 어둠이 내리면
하늘엔 그 옛날
그 눈동자 그대로
총총히 빛나는 별들이 가득하고,
그 아래 흐르는 구름도, 스치는 바람도
오래된 벗처럼 다정하게 어깨를 토닥입니다.
세월의 무게를 버티느라 지쳤던 육신을
골짜기마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담그면,
차디찬 물줄기는 어느새 뜨거운 위로가 되어
마음의 묵은 먼지까지 깨끗이 씻어내 줍니다.
돌아오는 길,
등 뒤로 아스라해지는 고향은
더 이상 쓸쓸한 빈터가 아닙니다.
언제든 지치고 힘들 때 돌아가 기댈 수 있는,
고향이 있기에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