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노트] 나 좀 일으켜줘

쫄보원더우먼도 처음입니다

by쫄보 원더우먼

어머니가 다시 입원을 하셨다. 작년 12월 입원후 6개월만에 퇴원하셔서 집으로 돌아오셨는데.

재 입원의 과정에서 요양, 간병, 복지용구 렌탈 룰 등 다음번을 위해 과정을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짬노트로 글을 남겨둔다



[쫄보원더우먼도 처음입니다. 짬노트: 나 좀 일으켜줘]


여든 중반의 어머니는, 말 그대로 만성질환의 백과사전 같은 분이다.


고관절 골절에서 시작해 고혈압과 당뇨, 척추협착에 무릎 통증까지. 그래도 어머니는 매일 열심히 걸으셨다. 아픈 곳을 하나하나 이고 지고도, 걷는 일만은 놓지 않으셨다.


그런 어머니가 2026년 겨울, 응급실을 거쳐 입원하셨다.


입원 첫날, 내가 간병을 맡았다. 그런데 어머니가 다리에 힘이 풀린다고 하셨다. 화장실까지 못 가시겠다는 거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밤이 되었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나 좀 일으켜.”


그런데 혼자서는 일어서지를 못하셨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다. 하루 종일 여러 번 부르셨던 터라, 주무시고 내일 아침에 말씀하시자고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서늘한 이상함이었다.


일으켜 달라는 외침에 어머니를 안아 일으키는 순간, 나는 직감했다.

뭔가 잘못되었다.


왼쪽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간호사 선생님을 불렀다. 간호사 선생님이 의사 선생님을 불렀다. 병실이 분주해지는 동안, 나는 무서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 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침이 되어 어머니가 검사를 받으러 이동하시고, 오빠가 왔다.

나는 엉엉 울었다.

오빠를 보자 긴장이 풀리며 서러움과 무서움에 아이같이 울었다.

그런 내게 오빠는 “네가 있어서 골든타임은 지킬수맀었어”라며 다독여주었다


당시 나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온 삭신이 쑤시던 참이었다. 놀란 마음에, 한숨도 못 잔 밤에, 아픈 몸까지. 나는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어머니의 진단은 뇌출혈이었다.


그나마 병원에 계셨기에 바로 처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시술이 잘 되었다고 해서 100%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시신경과 운동 기능이 얼마나 회복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무서웠다.


솔직히 지금도 무섭다. ‘두고 봐야 한다’는 말은, 기다리는 사람에게 참 가혹한 말이다.


그래도 한 가지는 안다. 그날 밤, 어머니 곁에 내가 있었다는 것. “나 좀 일으켜”라는 그 목소리를 흘려듣지 않았다는 것. 그 서늘한 이상함을 무시하지 않았다는 것.

앞으로도 나는 어머니 곁에서, 두고 보아야 하는 시간을 함께 두고 볼 것이다. 쫄보인 채로, 무서워하면서도, 어머니의 손을 잡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