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보원더우먼도 처음입니다.

[건강편 3화] 커튼 너머의 사람들

by쫄보 원더우먼

아이가 입원한 지 사흘째 되던 날. 나는 이 병실이 참 조용하고 평화롭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교통사고로 입원했을 때의 그 소란이 없었다. 신음과 비명이 끊이지 않던 혼란, 그 무겁던 공기가 여기엔 없었다. 그저 고요했다. 이렇게 평온한 병동도 있구나, 싶었다.


그런데 사흘이 지나자, 그 고요 안에 담긴 소리들이 하나둘 들리기 시작했다.


회진을 도는 선생님의 말씀, 간병인과 환자가 나누는 낮은 대화, 그리고 여든아홉 할아버지를 돌보는 여든여섯 할머니의 지친 뒷모습.


암이 재발해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 많았다.

폭풍 전야처럼, 어떤 환자의 얼굴은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보았던, 간담췌 중 하나에 문제가 생긴 환자의 모습이었다.


어깨가 아파 수술을 받고 싶다는 여자 어르신에게,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왜 수명을 깎을지도 모를 모험을 하시려고요.” 사는 것이 먼저이니, 어깨의 통증은 견디시라고. 그 말들이 커튼 사이로 흘러나왔다.


우리는 흔히, 커튼 너머의 얼굴 모를 사람을 두고 ‘저 사람은 나보다는 사정이 나을 거야’ 하고 짐작하며 산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 사람들은… 나보다 더 절박하고, 더 간절하고, 더 힘든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닐까.


커튼 한 장. 그 얇은 천 너머에도, 저마다의 폭풍을 묵묵히 견디는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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