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편] 2화 . 길가에 백합이 흐드러지게
좋은 아침이다.
수술한 아이의 밤은 아이 아빠가 지켰다. 나는 고3 수험생 둘째를 깨워 아침을 먹이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간병 교대를 하러 집을 나선다.
그런데 문을 나서자마자, 진한 향기에 놀라 걸음을 멈췄다.
어우… 내가 좋아하는 백합이다. 그것도 길가에, 흐드러지게, 한가득.
매년 이맘때면 좋아하는 멘토님을 만나러 꽃시장에 갔었다. 백합 한 다발을 사 들고 가서, 향기 가득한 자리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 그 장면이 길가의 백합 위로 살며시 겹쳐진다.
사실 오늘 아침엔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아이가 오전에 엑스레이를 찍으러 갈 때 어지러움을 호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염려를 안고 나선 길이었는데—
이 백합들이 자꾸만,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괜히 마음이 환해지고, 신이 난다.
오전 회진을 돌던 선생님은, 아이의 수술 부위에 조영제를 넣어 검사를 한 뒤 괜찮으면 점심 즈음엔 미음을 먹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수술 결과가 좋아서, 이제 더는 먹는 일에 아무 지장이 없었으면. 그저 그 하나면 좋겠다.
백합이 저렇게 활짝 피어 있으니, 오늘은 분명 좋은 소식이 가득한 하루일 거라고.
나는, 믿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