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계절도 살아낸다
사랑하는 작은아들 재롱아!
이제 서른이 넘었으니 아기 때 부르던 이름은 그만 불러야겠지?
5살 이후부터였던가?
여름이면 윗도리를 대여섯 번씩 갈아입을 정도로 땀을 비 오듯 흘렸지.
조금만 따뜻한 음식을 먹어도 얼굴에서부터 땀을 줄줄 흘렸고 말이야.
외출할 때는 여벌 옷과 면 티셔츠 두 장 이상을 꼭 챙겼던 게 기억난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던 손자가 안쓰러웠던 외할머니는 녹용을 지어다 주셨지.
조금씩 잘라 음식에 섞어 먹이면 된다고 하셨단다.
엄마는 외할머니에게 고맙다고, 잘 먹이겠다고 대답했지.
그런데 막상 너에게 먹이려고 하니 괜히 걱정이 되더라.
결국 그 귀한 녹용은 냉동실에 넣어두고 너에게 먹이지 못했어.
네가 땀을 줄줄 흘리며 고생하는 걸 볼 때면
‘그냥 먹일걸 그랬나.’
그런 생각도 해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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