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가 된 가제 손수건
낮 기온 35도.
여기가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동남아 날씨 같다.
습하고 숨이 턱턱 막힌다.
마을버스는 금방 갔는지 올 기미가 없다.
정류장 표시를 보니 7분이 남았다.
너무 더워 첫 번째로 버스를 타고 싶은 마음이었다.
옆을 보니 내 허리만큼 콜라, 사이다, 맥주 고철 캔을 가득 쌓은 봉지를 바퀴 달린 카트에 실은 할머니가 서 있었다. 먼저 타시라고 했다.
버스 안에는 기사님 외에 신입 기사를 지도하는 또 한 명의 사람이 맨 앞에 앉아 있었다.
그 남자는 내 좌석 바로 앞에 자리를 잡은 할머니에게 벼락같은 호통을 쳤다.
쩌렁쩌렁 버스 안에 퍼지는 소리
할머니!
쓰레기를 가지고 타면 어떡해.
그거 가지고 버스 타면 안 되는 거 몰라요?
알잖아.
아이씨!
그거 할머니가 청소할 거야?
계속 맥주 냄새나잖아
어떡할 거냐고
에이 씨!
남자는 기사에게 말했다.
앞으로 저런 사람 승차거부해.
괜찮아. 알았어?
버스 바닥을 보니 군데군데 물방울 흔적들이 할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도드라져 보였다.
뒤쪽으로 앉아서일까?
맥주 냄새는 여기까지 나지는 않았다.
버스에 커다란 쓰레기를 가지고 타면 안 되는 건 맞다.
여러 가지 안전상의 이유로 그 남자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잊을만하면 검정 옷을 입은 덩치 큰 남자의 호통은 계속되었다.
버스 안은 덜컹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사람들은 모두 딴 세상에 살고 있는 듯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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