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원칙 3가지를 기억하라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 대한 명확한 판단력, 지금 이 순간에 맞는 상식적인 행동,
그리고 일이 잘 되어갈 때 감사하는 태도.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9.6
인간이 살아가면서 원칙이 없으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한다.
예기치 않게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
판단력.
상식적인 행동.
감사하는 태도.
쿵짝짝, 쿵 짝짝(강-약-약) 4분의 3박자 전형적인 왈츠 음악처럼 위 3가지가 균형이 맞아야 한다.
왈츠는 강-약-약 리듬 구조를 가진 춤곡이다.
3가지의 순서는 인생 이벤트마다 다를지라도 쿵짝짝! 쿵짝짝! 다 있어줘야 한다.
하나라도 없으면 줄 끊어진 바이올린처럼, 구멍 막힌 피리처럼 제대로 연주할 수 없다.
물론 전문 연주자는 3개의 줄로 어떻게든 연주를 이어갈 수는 있다. 그러나 무리해서 계속하면?
망하는 지름길이다.
인생이 잔잔한 호수처럼 흘러가면 얼마나 좋겠는가!
평안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공주처럼 우아할 수 있고, 왕자처럼 품위를 지킬 수 있다.
2018년 겨울로 들어서기 전 아빠는 뇌경색으로 떠나가셨다.
1년 투병 중 간병인을 두지 않고, 엄마와 오빠들과 아빠 곁을 지켰다.
요즘도 그렇지만 종합병원에는 조선족(한국계 중국인) 간병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그들은 웬만한 석션(진공 압력을 이용해 구강 내 타액, 혈액, 가래, 이물질 등을 제거하는 의료 및 청소) 정도는 간호사의 도움 없이 다 해낸다.
우리는 직접 간병을 했고, 난 석션을 의료 행위라고 생각하기에 내가 배워서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당연히 간호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간호 스테이션(병원 병동 중심에서 간호사가 상주하며 환자 모니터링, 업무 지시, 약품 관리, 기록 작성 등을 수행하는 핵심 공간)까지 가서 석션을 요청했고 남자 간호사가 왔다.
보통 병상 위에 달려있는 버튼을 눌러 간호사를 호출하기도 하지만, 난 직접 가서 말하는 것이 그들에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응급상황이 아닌 이상.
남자 간호사는 짜증 난 표정으로 오더니 혼잣말로, 그러나 분명히 귀에 들리게
"아니,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내 귀를 의심했다. 간호하느라 잠을 못 자서 헛소리가 들리나?
머릿속에 파바박! 전류가 흐르는 듯 단전에서부터 분노가 치솟았다.
지금 뭐라고 했느냐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놀란 간호사는 석션을 끝내자마자 서둘러 병실을 빠져나갔다.
뒤쫓아간 나는 참을 수 없는, 아니 이해할 수 없는 그 간호사의 행동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내 목소리가 컸는지 병실 내 간병인과 보호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긴 복도에 빼꼼 빼꼼 머리를 내밀고 나오는 사람들을 봤지만, 창피하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간호사들은 나를 진정시키기 바빴다.
몇 시간 후, 수간호사가 조용히 나를 데리러 왔다.
사과를 하며 여러 가지 말로 상황을 납득시키려고 했다.
결론은 그 남자 간호사가 적성에 안 맞는다고 오늘 그만두는 날이라고 했다.
그러니 그만 마음 푸시고 오늘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말이다.
내가 그 간호사에게 억하심정이 있던 것도 아니고,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글을 마주하고 그때의 행동을 되돌아봤다.
나는 정확하게 판단하고 인식했나?
적절하게 행동했나?
감사하는 태도를 가졌나?
그 상황에서 정확한 판단은 했다. 석션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굳이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내 의사를 전달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수간호사의 설명을 듣고, 개인의 프라이버시일 수도 있는 문제를 오픈하여 자세하게 설명해 준 것에 대해 감사했다.
아빠의 병간호로 지친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 평소보다 더 흥분했다.
살다 보면 상황에 휘둘리며 두들겨 맞을 때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맑은 정신으로 이 기본 원칙 3가지를 기억하고 적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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