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명심할 것은, 자신에게 맞는 문체라면 경어체든 평어체든 상관없지만, 한 편의 글에서 두 가지를 섞어 쓰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독자를 당황스럽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독자가 평어체의 글을 읽으면서 작중화자에 완전히 동화된 채 글에 몰입해 있는데, 갑자기 작중화자가 존댓말로 독자에게 말을 걸어 온다면? 독자는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길거리에서 누군가의 행동을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그 사람이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물론 이것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독자를 일부러 당황하게 만듦으로써 글맛을 살릴 수도 있는 것이지요. 영화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방식인데요. 마블의 인기 영화 <데드풀> 시리즈는 이것을 잘 이용하기로 유명합니다. 데드풀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마블 세계에서 ‘제4의 벽’이라는 것을 넘나들며 관객들과 소통이 가능한 존재로 나오지요.
하지만 전략적으로 일부러 사용한 장치가 아니라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우가 카메라(관객의 시선)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은 일반적으로 금기사항입니다. 관객이 불편함을 느끼면서 자신도 모르게 영화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글쓰기에서도 그렇습니다.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경어체와 평어체를 섞어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입니다.
글쓰기의 모든 요소가 그렇듯이, 문체 역시 작가의 컨셉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사람들은 내용 자체보다 문체에서 먼저 작가를 느끼니까요. 이 작가가 다정한지 아니면 시크한지, 쉽게 설명하는지 아니면 폼 나게 이야기하는지, 공감해 주는 사람인지 아니면 쓴소리를 하는 사람인지 등이 문체에서 모두 드러납니다. 특히 바카라을 쓴다면 내가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생각해서 문체를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