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조기유학 1년을 마무리하면서

by제시카

1년 전 발리로 왔을 때만 해도 조기유학을 계획하고 온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인도네시아로 오게 되었고, 아이의 영어 교육을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한국에 남겨둔 짐을 정리하고, 집을 구하고, 학교를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주변에는 영어 교육을 목적으로 몇 년 전부터 준비해서 말레이시아나 태국, 혹은 영어권 국가로 떠나는 가족들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계획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처음에는 동남아에 오면 영어도 배우고 생활비도 저렴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살아보니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국제학교 학비도 만만치 않았고 생활 수준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에어컨을 켜고 살게 되고, 주말이면 여행을 다니고, 카페와 맛집을 찾아다니게 된다. 국제학교도 저렴한 곳이 있지만 아이의 영어 발음과 환경을 생각하다 보니 결국 원어민 교사 비율이 높은 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다. 물론 현지인처럼 생활하면 비용을 줄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았다.


영어 실력만 놓고 본다면 영어권 국가가 가장 좋은 선택일 것이다. 나 역시 미국에서 3년을 살아본 경험이 있다. 다만 그때는 아이가 한 살이라 영어 교육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대신 그곳에서 만난 기러기 엄마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매일 도시락을 싸고 픽업과 드롭오프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높은 물가 속에서 한 달에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감당하는 모습이었다. 미국과 인도네시아, 두 나라에서 살아본 지금의 생각은 분명하다. 오직 아이의 영어만 생각한다면 미국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와 나, 가족 전체의 삶을 생각한다면 나는 다시 선택해도 발리를 고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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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딸과 함께 살며 우리의 성장 이야기를 기록하는 엄마. 언젠가 딸에게 남길 한 권의 마음을 담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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