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다페스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어렵더라도 시작은 해야 하기에 몇 가지 단상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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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그렇지만 낭만 정도는 있을지도. 계속 같은 환경에 머물렀다면, 심지어 그 환경이 내 에너지는 좀 먹는 곳이었다면 빠져나오는 게 맞다. 누군가는 무언가를 그만두는 것에 대해 한심하게 쳐다보겠지만, 모두가 그 상황이 되어본 건 아니기 때문에 결국 판단은 본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삶에 약간의 변주 정도와 가끔의 건강한 일탈 정도는 꽤나 재밌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2.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게 이렇게 좋을 줄이야
물론 여행지의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알아가는 게 좋다. 그럼에도 현지인들이 빠르게 말하거나 요즘에 유행하는 단어를 쓰거나 등 내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영역이 당연히 생기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누군가의 뒷얘기, 지나가는 사람의 품평, 불만 같은 것들이 너무나 쉽게 잘 들리는데 여기선 내가 귀 기울이지 않은 한 무슨 말을 하는지 쉽사리 알아채기 힘들다. 그래서 답답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마음이 편하다.
공항에선 꽤 느린 일처리에 한숨 쉬는 한국인들이 있다. 여행 막바지라지만 투덜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힘이 꽤나 빠진다.
3. 누군가에게 보내는 친절은 용기다
카페에서 나에게 Brave라고 한 직원이 있다. 잠깐의 대화였지만 나에게 허그를 해주고 싶다고 했고 얼굴도 이름도 처음 안 사람이 위로를 해주는 상황이 너무 감사하고 울림이 있었다. 나도 진심으로 응원하고 위로하고 포옹해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카페에서 코가 간지러워 재채기를 하자 뒷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이 재빠르게 "Bless You"한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챙길 건 확실히 챙기는 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