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따라 마음 따라
인생이 소풍이라면
그 소풍 중에 보는 풍경과
그리고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즐거운 소풍 중에 만난 사람들 중에는
정말 고개를 숙여 존경하고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대 저런 사람은 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풍에서 만난 사람은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것처럼
이 세상은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각양각색의 많은 유형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이번 소풍에서는
눈치가 없는 사람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그럼 우선 눈치라는 것이 뭔지
정의부터 하고 난 뒤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무엇이든 그렇지만
뭔가에 대해 말하려면
그것의 정의부터 확실하게 하는 게 중요할 테니까요.
그래야 서로 간에 쓸데없는 오해를 사지 않습니다.
아무리 같은 단어 같은 행동이라도 서로 정의하는 게 다르다면
쓸데없는 오해가 생겨 불필요한 논쟁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우선 눈치를 국어사전에서 정의한 겁니다.
[눈치]
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것을 뜻함.
쉽게 말해 분위기를 잘 파악한다고 할 수 있겠죠.
누군가 "눈치가 빠르다" 하면
그건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과 분위기를
빨리 캐치한다는 뜻일 겁니다.
좋은 뜻입니다.
그런데 이런 좋은 뜻의 눈치가
정말 없어도 너무 없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
일부러 상대를 곤란하게 만드려고 그러는 건지
아니면 진짜 바보라 아무것도 몰라서 그러는 건지 모를 사람...
주변에서 눈치 없는 사람이라면
우선 이런 사람을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버스나 전철에서 노약자가 타면.
그러니까 나이가 많거나 몸이 불편하거나 임산부등에게 자리를 양보할 때입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리를 양보할 텐데.
눈을 감고 잠도 안 자면서 자는 척, 어설픈 연기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법적으로 노약자라고 해서 자기가 앉았던 자리를 양보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 슬롯가 꼭 법으로만 돌아가지는 않는 것처럼
일반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졌어야 할
교양이나 보편타당한 상식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걸 이를 악물고 거부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참 난감합니다.
노약자가 보이면 알아서 자리를 양보하면 참 좋을 텐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도덕적으로 욕 좀 먹으면 어떠하냐 하고 버티니
일반 사람의 시선에선 참 참기 힘든 겁니다.
이럴 때 누군가 나서 이야기를 해주면 좋지만
굳이 나와 상관없는 일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진 않은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영웅처럼 나서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쓰레기는 필연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결국 언성이 높아지고 물리적인 충돌까지 생기면
좋은 일을 위해 행동으로 나섰던 사람도 감정이 상하게 됩니다.
그래서 눈치가 필요한 겁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고
그전에 알아서 눈치껏 행동하면
모두가 행복해지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엿을 먹이려는 게 아니라면
제가 생각하기에 눈치가 없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공감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도 힘든데 왜 내가 앉은자리를 양보해야 하지?
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내 부모형제, 친척도 아닌 낯선 이에게까지 내가 왜 친절해야 하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남에게 친절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그걸 강요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왜 남들은 눈치껏 자리를 양보할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그건 궁극적으로 자신도 미래의 노약자가 되었을 때
남들에게 그런 친절을 눈치껏 받고 싶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금 너무 힘들어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입에서 나오지 못하는 그 말을
상대방이 눈치껏 행동해 주길 바라는 것이겠죠.
이런 눈치가 없다면
결국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약한 강요가 시작되고
그것도 통하지 않게 되면
법이라는 강력한 강요가 펼쳐지게 됩니다.
뭔가 자발적으로 착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의무과 규범으로 강요받는 행동이 되면.
그건 착한 일이라고 부르긴 좀 그렇습니다.
물론 결과는 똑같지만
느끼는 것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생기니까요.
[부당거래]라는 영화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눈치가 좋아 남을 편안하게 배려하는 것.
내가 누군가에게 베푸는 호의.
하지만 호의는 받고 싶고 호의를 베풀기 싫어하는
일부 악독한 자들.
일명 눈치 없는 자들 때문에
이 아름다운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대부분이고
진짜 악인은 정말 드뭅니다.
하지만 그런 몇몇 미꾸라지 같은 인간들 때문에
세상이 점점 메마르고 사소한 이득만 따지는 혼탁한 슬롯가 되는 거겠죠.
눈치 없는 자들에게는 뭐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말을 해도 그들은 조언을 알아챌 '눈치'가 처음부터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난 나의 소풍 중에 얼마나 눈치가 있었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전 눈치가 제법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만한 호구라 생각했는지
주변에 저와 친구처럼 지내려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요.
다 각자의 이득에 따라 사는 세상이고
자기 그릇 크기대로 사는 세상입니다.
잠시 차창에 스친 풍경과
사람 사는 모습을 보고 생각에 잠깁니다.
오늘도 나의 소풍은
이렇게 사라져 갑니다.
잠깐 스쳐가는 풍경처럼
나의 소풍에서 남겨진 기록도
점점 많아집니다.
나의 소풍은
그렇게 계속됩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