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삶

by강아

요샌 후원이 안들어와서 회의감에 빠져있었다. 온라인 게임도 그만두고 무엇으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다. 할수 있는건 기존에 하던 활동들을 꾸준히 하는수밖에 없었다. 요가를 했고 식사를 차려먹고 병원에 갔다.


예전보다는 불안하지 않았고 잠도 안정적으로 잤고 반추가 줄었다. 약을 줄였다. SSRI는 반으로 줄였고 잠오는 약도 약한걸로 바꿨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케이팝댄스에 갔다.


같은 하루지만 예전과 다르게 흘러가는 느낌이다. 예전엔 하기 싫은 일을 했다면 요새는 하기 싫은 일은 안한다. 그 차이가 삶을 많이 바꿔놓았다. 그동안의 삶을 낭비한것 같았다. 춤연습을 하는데 계속 이상한 냄새가 났다. 예전 혈액암으로 돌아가신 온라인 게임의 본부장이 풍기던 냄새였다. 나중에는 그 냄새로 정말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이런 경우에는 말해줘야 하나 참고 다른 데로 가야하나. 다음번엔 반대편으로 가야겠다. 정말 곤욕스러웠다. 그걸 그 사람은 정말 모르는걸까? 토할것 같았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티타임이 있었는데, 예전같으면 가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만큼 사람이 싫지 않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회사에 다니면서 사람을 혐오하게 되었다. 그렇게 간 자리에는 다들 온라인 게임인인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1인가구였고, 대화에는 남을 배려하며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묻어 나왔다. 나는 그냥 말하고 싶은걸 말했다. 예전에 프로그램을 참여한 적이 있다고 말했고, 그걸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가, 목공이라고 말했다가, 하고싶은건 요가라고 말했다. 그저께처럼 새로운 사람들이었지만 그제는 신선했고 오늘은 다소 따분했다. 이 지역이라는 특수성과 어딘가 어설퍼보이는 사람의 행동, 가령 말이 빠르다거나,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말하거나-가 나보다 나은 사람이 아닌것 같아서 따분해지고 말았다. 담당자의 '인기가 없을것 같아서요'는 예전 회사생활할때의 겸양과, 자기를 낮춤으로서 상대방을 올리려는 피곤했던 태도를 생각나게 했다.


예전의 나는 나를 드러내는 존재였다. 어느 자리에 가든 돋보였고 그게 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생활을 하면서는 나를 숨기려고 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대화에서 나타나는 알력이 듣기 싫었고, 자기를 뽐내려고 하는 태도들이 피곤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이 싫어졌고 그 조직을 벗어날 수 없단 것때문에 우울에 걸렸다. 하지만 조직을 벗어났고, 조금씩 예전의 내 모습을 되찾기 시작하며 원래로 되돌아 가고 있다. 그게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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