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결혼식이었다. 막상 전날까지도 그런 관례를 따르는게 허례허식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전날까지 메이크업을 받을지 고민했지만 당일이 되자 잠을 더 자고 메이크업을 받으러 가지 않았다는게 잘한 선택으로 느껴졌다. 평소같으면 차를 가져갔겠지만 간김에 서울집을 보기로 해서 기차를 탔다. 오랜만의 일정이라 그런지 약간의 부담감이 느껴졌다. 이후엔 사촌집에 가기도 있었다.
역에 도착했는데 갈아타야하는 전철을 이십분정도 기다려야했다. 가는 기간 쓸데없는 생각을 안하려고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었는데 너무 많은 등장인물과 묘사로 오히려 머리가 더 피곤해진 느낌이었다. 핸드폰을 보는것보단 나앗겠지만, 어느새 식장에 도착했다.
엘레베이터를 타려고만 하면 만원이어서 결국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갔다. 다른 친척들은 다 도착해있어서 내가 결혼을 반대하는게 아니냐는 농을 친척동생이 건넸다. 친가 식구들도 있었지만 굳이 인사하지 않았다. 결혼식은 선언문과 축가와 촬영만으로 이루어져서 짧아서 좋았다. 동생의 붉어진 눈시울을 보며 마음이 복잡다단했다. 본인이 살아온 과정이 부모님에게 인사하는 과정에서 그런 감정들이 올라온 것 같았다.
식사는 맛이 없었고 친척들과 오랜만의 근황 토크를 했다. 친척동생은 집을 샀다고 했고 다른애는 애를 가졌다 했다. 누구는 결혼할 사람과 같이 왔고 막내친척은 벌써 졸업반이 되었다. 그녀가 전국노래자랑에 나간 얘기와 오지못한 친척동생과 다음 있을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촌이 이사했다고 해서 걔네집에서 자기로 잠정적으로 이야기했는게 기정사실이 됐다. 집을 보러 그녀와 같이 가기로 했고 거긴 강남의 반지하였다. 생각했던 것보단 나앗지만 의사결정을 내리긴 어려웠다. 가는동안 그녀가 집을 구할때 현찰박치기와 중개사에게 말한 조건이 융자가 없을것을 말했다며 전입신고가 되는 집 자체도 여긴 많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많았던 해외출장이 기존 하던 아나를 접고 에이전시에 들어갔는데, 이사가 갑자기 유방암으로 돌연사하는 바람에 그녀도 삶에 대한 생각을 했고 그러다가 그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고 했다.
집에 도착하니 강남역을 걸어갈 수 있는 고층아파트였다. 가구가 다 들어오지 않았다며 요가매트를 깔고 폼롤러를 굴리며 누워있었다. 그녀는 회사 대표가 남자친구였는데, 그를 여러번 거절하다 그에게 종양이 생기면서 그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그를 생각보다 많이 생각하고 있었단걸 알아차렸다 했다. 예전에 내가 반대했던 남친과는 그의 집에서 다른여자의 월세를 대신 내주고있던 계약서를 발견하며 파토가 났다고 했다. 나는 방송을 하면서 열혈의 애정공세와 어느순간 위험하다 느껴져 스톱했던 이야기를 하자 그녀는 자기 전 재산을 주겠다는 50대와 장문의 디엠을 보내는 사람들을 이야기했다. 그러다가 그날이 친구 생일이고 거길 가자고 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가는게 됐다. 가기전에 고기를 먹고 쉬다가 올리브영에서 화장품을 사고 성수동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