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죽기로 마음먹었으니,

남은 시간은 보너스처럼 살아보기로 했다.

by강아


정말 가기 싫었다. 하지만 마지막 상담이어서 갔다. 이제 사는 곳도 바꾸고 만나는 사람도 만날거란 이야기를 하다가 회사 이야기가 나왔다. 옛 동료를 오랜만에 만났고 그녀를 회사로 데려다주다가 회사 상사를 만나도 아무렇지 않단 이야기를 했다.


나는 열심히 했는데 인정받지 못한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이 나왔다. 인정욕구를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상사는 문제가 생겼을때 같이 해결하는 것에 더 점수를 높게 주는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나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물밑에서 발버둥 치고 있었는데 말이다. 일은 못하는데 입만 살아서 나불거리는 인간이나, 일하는 척만 하는 사람들을 보며 인간혐오가 생겼다고 말했다.


마지막 상담이라 평이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내 착각이었다.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지만 나란 인간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상담을 하며 인상깊었던 건, 나에게 죽는것과 사는것이 같게 느껴졌던 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죽어도 상관이 없을 것 같았다. 이미 죽기로 마음먹었으니, 남은 시간은 보너스처럼 살아보기로 했다.



작가의 이전글well-tempe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