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모태솔로 특집
〈나는 SOLO〉 33기는 모태솔로 특유의 주저함 때문에 답답할 줄 알았다. 개성 있는 출연자들이 많고 제각각 연애를 못하게 된 사연이 다양해서 지켜보는 맛이 있다. 그럼 33기 출연자들에 대한 짧은 인상을 정리해 보았다. 일단 영호·영숙·영식 외에 자기 이상형이 확고하지 않아 연애보다 시트콤 출연자처럼 웃겼다. 여출들은 남자가 해줘라는 수동적인 마인드에 눈이 높다. 남출들은 경험이 부족해서 리드하지 못하고 여자한테 다가서지 못한다. 양쪽 다 자신감이 떨어지니 구애에 부담을 느낀다.
영수 과거를 사는 남자, 염치없이 식탐을 부려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어릴 적에 혼이 많이 났는지 남들 눈치를 많이 본다. 문제는 언제 혼날지 예측이 안 되고 뭘 잘못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저지르고 '아차'하고 뒷북친다. (타인에게 지적받는 것에 지쳤는지) 혼자 있으면 욕망에 충실해진다. 혼나기 싫어서 바카라임을 안 지려고 상대에게 떠민다. 남들이 '알아서 챙겨주길 바라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은근히 강요한다. 여출한테 줄줄이 차였음에도 1도 타격 안 받는 이유도 모든 초점이 본인에 향하고 있기에 상대에게 무관심하다. 머릿속으로 과거의 언행을 점검하느라 타인을 관찰하거나 그 행동이 미칠 파장을 예상하지 못해 영수 나름대로 배려를 많이 함에도 상대방에게는 '해줘' 즉 유아기적 행동으로 일관한다.
대화 방식이 저 행동양식이랑 닮았다. 먼저 연상되는 단어를 말한 뒤에 그것을 수습하고 해명하고 사과하는 패턴을 반복한다. 자신이 꽂힌 키워드에 맞춰 화두를 던진 뒤에 상대의 반응과 무관하게 자신의 언행을 계속 검열한다. 대화의 흐름을 파악하지 않고 자신을 곱씹다 보니까 했던 말을 되풀이한다. 본인 욕구를 타인이 알아서 대행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면 나쁜 사람이 되는 죄바카라감을 주변에 마구 퍼뜨린다. 즉 마음이론의 부재, 타인조망능력, 문제해결능력이 없기 때문에, 본인의 고집을 피우고 남들이 양보하길 은근히 종용한다. 영수가 나름의 배려를 함에도 제일 이기적인 인간이 되는 이유다.
수학·외국어 공부보다 대인관계가 어렵다는 게 슬롯적 상호작용과 공감에 어려움을 겪고 특정 관심사에 깊이 몰두하는 '아스퍼거 기질'이 약간 의심된다. 관심 있는 분야에서 뛰어난 기억력과 깊이 있는 지식을 발휘하고 논리적 사고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남한테 혼나지 않으려고 본인의 언행을 곱씹느라 타인의 감정, 미묘한 비언어적 신호(표정, 눈맞춤 등)를 잘 읽지 못한다. 대화를 주고받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경향이 일치한다. 본능적 충동(식탐) 외에 모든 사고와 판단을 AI에 의존하며 부족한 슬롯성을 악화시켰다.
영호 미완의 전략가이면서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이상주의자'라서 고교 시절부터 마술에 매진했다. 희귀 업종을 이해해 줄 상대를 찾기가 어려워서 모쏠이 된 거 같다. 직업 특성상 관중의 반응을 유도하고 살피며 공연을 이끌어가야 한다. 'J(판단형)'답게 전체 판을 짜놓은 다음에 시작하기에 시야가 넓고 대응이 유려하다. 즉 일종의 무대 매너로 상황을 통제하고 리드하며 상대를 배려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아졌다.
왜 모쏠일까? 주변을 챙겨주려는 오지랖이 넣은 영호는 상대의 행동을 지레짐작하는 버릇이 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데 모든 것에 통달했다는 오만함 때문에 정보를 자기 멋대로 곡해해서 오판하는 경향이 모쏠이 된 결정적 사유다. 모든 상황 즉 무대가 완벽하지 않으면 오를 수 없는 마술사답게 포기도 빠르다. 본인을 '카멜레온 같은 남자'라면서 누구에게나 맞출 수 있는 배려의 화신으로 소개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수(영수·영자)를 만나면 당황해하고 관계피로감에 의한 수동공격을 한다. 다만 영자의 경우는 모쏠이라 수위 조절에 실패한 측면이 크다. 다행히 순자한테 능숙한 남자로 포장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경험부족으로 커플룩처럼 미숙함을 숨기지 못한다. 진도를 너무 앞서갈 정도로 내공이 부족한데 연애 고수인 척 허세를 부려서 낭패를 봤다.
대화 방식은 불만이나 적개심을 충청도식 간접화법으로 상대가 알아듣기 바라며 돌려 말한다. 기본적으로 남을 챙겨주고 싶은 만큼 자기를 챙겨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 정도면 알아듣겠지'했는데 상대가 못 알아들으면 매몰차게 대한다. 그렇더라도 남을 돕고 싶어 하는 건 진심이다.
영식 가정교육을 잘 받은 매너남, 음흉하다라고 오해하기 딱 좋은 개인주의 성향 때문에 모쏠이 된 케이스, 내향적이지만, 성격이 급하다. 유학 당시 낯가림이 심해서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었고, 학업에 매진하기 위해 다가오는 여성에게 철벽을 쳤다고 한다. 필리핀에서만큼 우리나라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지 못해서 해외 이주를 꿈꿔서 한국 여성에게 어필하기 힘든 점도 있다. 성격적으로 'I'라서 대인관계에 어려워하는지라 솔로 나라를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했다. 배려심이 깊은 성격이 더해져 모쏠 특집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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