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가 유리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흙수저도 기회는 충분합니다
"기회도 결국 있는 집 애들 거지." "어차피 흙수저는 해도 안 돼."
한 번쯤 이런 말을 하거나, 속으로 삼켜본 적 있으실 겁니다. 답부터 드리겠습니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금수저에게 기회가 더 많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흙수저에게 기회가 없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기회는 다양합니다. 내 자리에 맞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입니다. 이 글에서는 왜 금수저가 기회를 더 많이 쥐는지 먼저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럼에도 흙수저가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 길을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짚어봅니다.
끝까지 읽고 나면 "어차피"라는 말 대신 "지금 여기서 한 걸음"이라는 말이 남아 있을 겁니다.
앞선 이야기들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기회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변화를 타고 온다는 것입니다. 무언가 달라지면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그 문제를 먼저 푸는 사람이 기회를 잡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누가 변화를 더 빨리 볼 수 있을까요?
여기서 듣기 좋은 말만 하지는 않겠습니다. 금수저에게 기회가 더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간단히 두 가지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첫째, 변화를 더 빨리 읽습니다. 좋은 정보가 모이는 자리에 있고, 먼저 알려주는 사람이 곁에 있습니다.
둘째, 심지어 변화를 직접 만들어냅니다. 새 사업을 벌이고, 새 시장을 열고, 규칙을 바꿉니다. 변화를 만드는 사람은 기회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길지까지 스스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사람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기회는 한 종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동네에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변화를 떠올려볼까요. 금수저에게 이 변화는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리는 기회입니다. 흙수저에게는 어떨까요. 이사 오는 사람들을 위한 청소, 입주 반찬, 아이 돌봄, 동네 정보 공유 같은 기회가 생깁니다. 같은 변화에서 층층이 다른 높이의 기회가 동시에 열리는 것입니다.
금수저에게 맞는 기회가 있고, 흙수저에게 맞는 기회가 있습니다. 금수저의 기회를 보며 "나한텐 없네" 하고 돌아서는 순간, 내 발밑에 놓인 기회는 그대로 지나갑니다. 흙수저에게 기회가 없는 게 아니라, 남의 높이에서 기회를 찾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억울할 수 있습니다.
금수저는 더 좋은 기회, 흙수저는 후진 기회...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수저 탓만 해봐야 달라질 건 없습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합니다.
인정해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 수준에 맞는 기회를 잡으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한 칸 올라섭니다. 한 칸 올라서면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고, 한 칸 위의 기회가 눈에 들어옵니다. 작은 가게의 아르바이트생이 매장을 맡고, 매장을 맡던 사람이 자기 가게를 여는 식입니다. 기회는 계단처럼 이어집니다.
물론 금수저보다 느릴 겁니다. 누군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누군가는 계단을 걷습니다. 어쩌면 평생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가 "금수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한 칸 높은 곳에 서는 것"이라면, 나는 늦었더라도 "내 자녀를 금수저로 만드는 것"이라면, 계단은 반드시 우리를 위로 데려갑니다.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마음이 가장 큰 함정입니다.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서두릅니다.
서두른다는 것은 내 역량과 능력보다 빨리 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안 됩니다. 자기 주제도 모르고 서두르면 실수나 오판을 하기 쉽고, 오히려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큰 기회만 노립니다.
이 또한 안 됩니다.
큰 기회만 기다리다가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봅니다.
자기 주제도 모르고 큰 기회를 바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가장 빨리 갈 수 있을까요.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하나, 멈추지 말자.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계단에서 가장 뒤처지는 사람은 느린 사람이 아니라 멈춘 사람입니다. 매일 한 칸이 1년이면 365칸입니다. 마라톤처럼 멈추지 않고 부지런히 달리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둘, 지금 당장 하자.
빨리 가고자 한다면 빨리 출발해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진리인데, 빨리 가는 방법을 찾느라 이 단순한 진리를 망각하고 출발을 미루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회는 변화를 타고 오고, 변화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준비되면 해야지" 하는 사이 그 자리의 기회는 다른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합니다.
금수저를 부러워할 시간에, 내 발밑의 한 칸을 찾아보세요. 흙수저가 가장 빨리 가는 길은 한 방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지금의 한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칸씩 오르다 보면 반드시 넘어지는 날이 옵니다. 일이 틀어지고, 계획이 무너지고, "그때 그 일만 없었어도"라는 원망이 드는 날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 불행이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준 문이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이야기, "그땐 분명 불행이었는데.. 왜 지나고 보니 고마울까?"에서는 누군가에게는 고통이던 일이 어떻게 새로운 길을 여는 문이 되는지 따라갑니다. 지금 님을 넘어뜨린 그 일이, 어쩌면 다음 계단일지도 모릅니다.
Q. 금수저가 유리하다고 인정하는 거면, 결국 노력해봐야 소용없다는 말 아닌가요?
유리하다는 것과 소용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내 속도와 내 길을 제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불리함을 부정하면 억울함과 조급함만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인정은 포기가 아니라, 달라지기 위한 첫 단추입니다.
Q. 흙수저에게 맞는 기회라는 게 결국 '후진 기회'잖아요. 그걸로 인생이 바뀌나요?
한 번에 바뀌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작은 기회를 잡으면 경험과 신뢰와 사람이 쌓이고, 그것이 한 칸 위의 기회를 알아보는 눈이 됩니다. 크게 이룬 사람들 중 상당수도 처음엔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작은 일에서 시작했습니다. 후진 기회는 끝이 아니라 다음 계단의 입구라고 생각합니다.
Q. 서두르지 말라면서 지금 당장 하라는 건 모순 아닌가요?
둘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서두른다는 건 내 역량보다 빠른 속도로 무리하게 달리는 것이고, 지금 당장 한다는 건 출발을 미루지 않는 것입니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출발 신호가 울렸을 때 바로 뛰되 초반부터 전력질주하지 않는 것입니다. 출발은 빠르게, 속도는 내 페이스대로. 이것이 가장 빨리 도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주제를 알라는 건, 결국 꿈을 작게 가지라는 말 아닌가요?
아닙니다. 꿈의 크기와 지금 잡을 기회의 크기는 다릅니다. 꿈은 계단 꼭대기에 두되, 지금 발을 올릴 곳은 바로 앞의 한 칸이어야 합니다. 꼭대기만 바라보고 발밑을 보지 않으면, 한 칸도 오르지 못한 채 시간만 흐릅니다. 주제를 안다는 건 꿈을 줄이는 게 아니라, 꿈까지 가는 첫 계단을 찾는 일입니다.
Q. 내 대에 못 이루면 자녀를 금수저로 만든다는 건, 결국 자식에게 짐을 넘기는 것 아닌가요?
짐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출발선을 넘겨주는 것입니다. 내가 오른 한 칸 한 칸은 자녀에게 더 높은 곳에서 시작할 기회가 됩니다. 그리고 부모가 멈추지 않고 오르는 모습 자체가, 자녀에게는 어떤 재산보다 큰 유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요즘은 한 방 아니면 답이 없는 시대 아닌가요? 월급 모아서는 집도 못 사는데요.
그 답답함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큰 기회만 노리는 선택은 성공 확률이 낮고, 실패했을 때 흙수저가 치르는 대가는 금수저보다 훨씬 큽니다. 금수저에게는 한 번의 실수가, 흙수저에게는 바닥이 무너지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느려 보이는 계단이 결국 가장 빨리 도착하는 길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