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오래 만난 사람, 오래 사용한 물건, 익숙한 장소. 처음에는 낯설었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내 손에 익고, 내 삶의 한 부분이 된다. 더 이상 특별히 마음을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곁에 있는 것들. 그래서인지 무언가가 고장 나는 일이 슬프다.
물건 하나가 망가졌을 뿐인데 새것을 사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이미 내 손에 익은 것을 다시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또다시 마음을 써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새로운 것과 다시 시간을 보내고, 맞춰가고, 익숙해지는 과정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처음 만난 사람과 라포를 만들고,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익숙해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별을 맞게 되면 단순히 그 사람이 떠나는 것만이 아쉽지 않다. 나와 당신이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