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가 고장났다

스탠드 충전기가 고장났다. 벌써 10년은 넘게 사용했던 것 같다. 어떻게든 고쳐보겠다고 몇 개월 동안 붙들고 있었지만, 이제는 충전기를 이리저리 꽂아봐도 더 이상 반응이 없다. 간당간당하게 버텨주던 시간도 끝난 모양이다. 아쉽지만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인 듯하다. 물건의 수명이 다할 때마다 나는 늘 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왜 영원히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없을까?”
“오랜 시간 변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꼭 사고 싶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물건보다 훨씬 질기다. 물건은 고장 나면 버리면 그만이지만, 관계는 그렇지 못하다. 안 보면 멀어질 수는 있어도 머릿속과 마음속에 남아 있는 기억까지 지울 수는 없다. 어느 한편에 저장되어 있다가도 불쑥 떠오르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런 질긴 관계들 속에서 기쁨을 얻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며, 때로는 병이 들기도 한다. 참 웃긴 일이다.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통제하려 들고, 가까운 사람일수록 내 기준에 맞추려 한다. 그러다 관계가 어긋나 멀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또 한 번의 다정한 말이나 작은 기쁨 하나로 다시 가까워지기도 한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는 쉽게 끊어지지 않은 채 계속 이어진다.


생각해보면 오래 사용한 스탠드를 쉽게 버리지 못했던 이유도 비슷한 것 같다. 단순한 물건 하나에도 시간이 쌓이고 애정이 남는다. 하물며 사람과의 관계는 얼마나 더 오래 마음속에 남겠는가. 결국 영원한 물건은 없을지 몰라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기억과 관계는 우리 안에 오래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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