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아, 어른들도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를 꿈꾼단다.
멋모르고 덤벼들던 시절에는 뭐든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마치 내가 세상을 구하러 온 히어로라도 되는 것 마냥 뭐든지 내 손으로 바꿀 수 있을 줄 알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현실이라는 땅 위로 천천히 내려오게 되었다. 세상을 단번에 구해내는 히어로는 영화 속에만 존재했고, 현실의 나는 두 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누군가를 구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를 꿈꾼다. 거창하게 세상을 뒤집는 존재가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사람. 작은 진심 하나로 누군가의 삶에 빛을 남기는 사람말이다. 완벽한 히어로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온기 정도는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작업을 하다 보면 나의 어린 시절 같이 히어로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만난다. 영웅이 되어 누군가를 구하고 싶다는 마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순수한 바람이 아이들의 창작 안에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나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세상을 구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마음 자체가 이미 희망이라고. 그런 아이들을 보며 나는 기도해 본다.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히어로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한 사람을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세상을 구하는 큰 사람이 되라고.
꿈꾸는 순간만큼은 우리는 자유롭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는, 그 꿈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 오늘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성실히 쌓아간다. 나의 작은 행동과 성실함, 작은 진심들이 결국 누군가의 삶을 바꾸기도 하니까.
꿈을 꾸는 사람은 멋진 사람이다. 그리고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끝내 움직이는 사람,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버텨내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히어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