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극 안에서 펼쳐지는 비폭력 대화

소설 <홍길동전>을 중심으로

홍길동은 의적인가, 도적인가?


오랜만에 소설 <홍길동전>을 활용해 교육연극 활동을 진행했다. 초등학생들과 함께한 꽤나 재미있는 과정드라마였다.


“가난한 백성을 도와주는 홍길동은 의적입니다!”


“그래도 도둑질은 나쁜 행동이니까 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의 의견을 팽팽하게 나뉘었다.


누군가는 홍길동이 백성을 도왔다는 ‘목적’‘에 주목했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것을 훔쳤다는 ’행동‘에 주목했다. 같은 인물을 바라보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홍길동은 의적일까, 도적일까?


이번 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었다. 연극 속 인물이 되어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아이들은 어느새 자신의 의견만을 주장하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두 의견을 두고 싸우기보다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묻고, 듣고, 다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조금씩 의견을 조율해 나갔다.


우리는 흔히 ‘의견의 대립’을 싸움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반드시 싸움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생각을 무시하며 자신의 의견만을 앞세우기보다, 서로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는 것. 그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고, 더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는 것. 그렇게 대화를 이어갈 때 우리는 혼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해결의 힘과 지혜를 만들어낼 수 있다.


“홍길동은 의적인가, 도적인가?”


어쩌면 오늘의 연극에서 중요한 것은 이 질문의 답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어떻게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 서로 다른 의견을 어떻게 듣고, 이해하고, 조율해 나갈 것인가.


아이들은 오늘, 그 방법을 연극 속에서 직접 경험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