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의 밍기뉴 같은 사람
수업 중 만난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말을 잘하지 않는 아이였다. 조별 활동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였기에, 활동 중간중간 혼자 있는 시간에는 아이가 부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이의 할아버지는 멋진 사람이야?”
멋진 사람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 외에도 오가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대답을 건네는 아이. 다른 아이들과의 수업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미소도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나고, 다시 아이를 만났다. 이번에는 내가 다가가기도 전에 아이가 먼저 다가와 글을 보여주었다. 물론 글을 건네줄 때는 다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전달해 주었다.
“선생님, **이가 선생님 보여주래요.”
공바카라에는 아이가 겪었던 속상한 일이 적혀 있었다. 의사 표현을 잘하지 못해 억울했던 이야기였다. 글을 읽으며 속상했을 아이의 마음이 안타까웠다. 동시에 내게 마음을 열어주었다는 사실에 고마운 마음도 컸다. 어떻게 하면 이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돕고 싶었다. 내게 마음을 열어준 아이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응답해주고 싶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였다.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었다. 말이 아닌 고개 끄덕임으로, 미소로, 그리고 글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내가 조금만 더 귀 기울이면 들을 수 있었던 마음이었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오고 있었다. 처음부터 아이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그 아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천천히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배운다.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며, 표현이 서툴다고 해서 이야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아이에게는 아이만의 속도와 방식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자리에서 변함없이 들어주고 싶었다. 마치 제제의 밍기뉴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