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순간, 자아는 잠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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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가 문득 고개를 들면 두 시간이 지나 있을 때가 있다.
그 두 시간 동안 나는 어디 있었는가.
분명히 글을 쓰고 있었다. 손가락이 움직이고, 문장이 만들어지고, 생각이 흘렀다.
그런데 그 시간 동안 '나'는 없었다. 배가 고픈지 몰랐고, 시간이 가는지 몰랐고, 내가 잘 쓰고 있는지 못 쓰고 있는지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냥 글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쓰는 행위가 있었다.
그 순간이 끝나고 나면 이상하게 충만하다. 성취한 것이 있어서가 아니다. 뭔가 좋은 일이 생겨서도 아니다. 그냥 — 살아있었다는 느낌 같은 것.
이것이 몰입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이 아니다.
신경계가 특정 조건에서 만들어내는 정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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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1970년대부터 이 상태를 연구했다. 그가 수천 명을 인터뷰하면서 발견한 것은 놀랍도록 일관됐다. 인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보고하는 순간은 휴가 중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가 아니었다. 무언가에 완전히 몰두해 있을 때였다. 그리고 그 순간의 공통점이 있었다. 자신을 잊는다는 것.
칙센트미하이는 이것을 플로우(flow)라 불렀다.
흐름. 자아가 흐름 속으로 녹아드는 상태.
그런데 왜 자아가 사라질 때 행복한가. 이것이 역설처럼 보인다.
나를 잃는 것이 어떻게 가장 나다운 순간이 될 수 있는가.
이 역설을 풀기 위해서는 자아가 평소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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