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문슬롯학 강좌] 제 26칼럼.
0은 없음이 아니라 무엇이든 나타날 수 있는 空이다
디지털 세계는 흔히 digit, 즉 숫자 0과 1로 이루어져 있다고 알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디지털 시스템은 전압이나 전하처럼 서로 구별되는 물리적 상태를 0과 1이라는 기호로 표현한다. 따라서 0은 단순한 ‘없음’이 아니다. 1과 구별되는 하나의 정보 상태다. 여기에서 디지털의 0과 1을 철학적으로 바라볼 흥미로운 가능성이 생긴다.
불교의 空과 色을 떠올려볼 수 있다. 『반야심경』의 “色卽是空 空卽是色”에서 空은 단순한 ‘아무것도 없음’이 아니다. 모든 존재가 독립되고 고정된 실체로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과 관계에 의해 성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色 역시 단순한 색깔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물질적 형상과 현상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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