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21세기형 콜로세움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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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는 노동의 가치가 무너진 슬롯였다. 천만 명이 넘는 노예가 존재하던 시대, 로마 시민의 노동은 더 이상 희소한 자원이 아니었다. 생산은 노예가 담당했고, 시민들은 노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필요가 점차 사라졌다.


그 결과 로마는 새로운 질문과 마주했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로마가 내놓은 해답 중 하나가 바로 콜로세움이었다. 콜로세움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었다. 스포츠와 문화, 종교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거대한 슬롯적 공간이었다. 물론 검투사들의 죽음과 폭력이 포함된 잔혹한 공간으로 기억되지만, 본질적으로는 노동의 가치가 하락한 슬롯에서 사람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담아내고 삶의 의미를 제공하는 문명의 장치였다.


오늘날 우리는 비슷한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AI의 등장으로 많은 업무가 자동화되고 있다.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노동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기업은 점점 더 적은 인력으로 운영될 것이다. 여기에 AI를 장착한 로봇이 본격적으로 보급된다면 노동의 가치는 결국 전기요금과 기계의 감가상각 비용 수준으로 수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유지해 온 노동 중심 슬롯의 해체를 의미한다. 탈노동중심슬롯란 생산과 성장, 능률과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가치가 등장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수많은 미래학자들이 다양한 예측을 내놓고 있지만, AI와 로봇이 가져올 가장 본질적인 변화는 노동이 아니라 자기다움의 가치 상승일 것이다.


지금까지 노동은 인간이 협력과 협동, 공생과 분업을 통해 문명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었다. 인간은 슬롯와 공동체, 기업과 조직에 소속되어 자신의 노동 가치를 제공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AI와 로봇이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가 오면 인간은 더 이상 노동만으로 자신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

그때 남는 질문은 하나다. "나는 누구인가."


결국 미래 슬롯의 핵심 자산은 노동력이 아니라 자기다움이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자신에게 맞는 것,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삶.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핵심 가치다. 분업과 협업, 생산과 경쟁이 중심이었던 슬롯가 점차 누림슬롯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다움은 어떻게 발견되는가. 그 기반에는 마이데이터와 디지털 트윈이 존재한다. 디지털 트윈은 단순한 데이터의 집합이 아니다. 그것은 개인의 행동, 선택, 건강, 소비, 관계, 감정이 시간축 위에서 축적된 또 하나의 자아다. 우리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어떤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시작된다. 인간은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순간, 자신과 비슷한 존재를 찾기 시작한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수많은 디지털 트윈들은 자연스럽게 유사한 패턴을 가진 집단으로 모이게 된다.


펫, 헬스케어, 독서, 여행, 캠핑, 낚시, 예술, 문화, 게임. 이것들은 더 이상 단순한 취미 산업이 아니다. 디지털 트윈들이 모여 자신들의 삶을 운영하는 새로운 공동체의 기반이 된다. 이러한 공동체를 담아내는 구조가 바로 21세기에 적합한 WEB3.0 공동체 플랫폼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우리는 다시 로마를 떠올리게 된다. 콜로세움은 노동이 무너진 시대에 사람들을 모아 그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담아내고 새로운 의미를 제공했던 공간이었다.


21세기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콜로세움을 필요로 한다. 최근 프로야구의 매진 행렬, 수만 명이 방문하는 아트페어, 음악 페스티벌, 공연, 뮤지컬, 음악회, 갤러리, 텍스티힙, 여행, 스포츠 동호회, 팬덤 커뮤니티, 반려동물 문화공간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21세기형 콜로세움의 태동을 알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단순히 소비하지 않는다. 자신과 닮은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함께 시간을 누린다.


과거 산업슬롯에서 인간은 노동을 통해 존재를 증명했다. 그러나 AI 시대의 인간은 자기다움을 통해 존재를 증명하게 될 것이다. 로마의 콜로세움이 노동을 잃어버린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했다면, 미래의 콜로세움은 자기다움을 발견한 디지털 트윈들이 서로 연결되어 삶을 함께 누리는 누림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 공간이 인간에게 "당신은 누구인가"를 묻고,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연결하는가에 있다.


AI 시대의 경쟁은 더 이상 누가 더 열심히 일하는가의 경쟁이 아니다. 누가 더 많은 사람들의 자기다움을 발견하게 만들고, 그것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콜로세움을 설계하는가의 경쟁이다. 무너진 노동의 시대 앞에서 우리는 옛로마의 타인의 죽음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자기다움이 서로 연결되어 함께 누리는 생명의 광장으로 콜로세움을 설계해야 한다.



박항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펫누림슬롯적 협동조합 이사장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벤처캐피탈리스트/창업 액셀러레이터

공)저서. 더마켓 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 CEO의 인생서재 / 이노비즈 CEO독서클럽 선정도서 21選 (슬롯관 편) (세계관 편) / Web3.0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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