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보다 경험이 아이를 바꾼다
보드게임은 상담에서 아이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작은 관계의 장입니다.
아이에게 “친구에게 양보해야 해.”라고 설명하는 것과 실제로 친구가 내가 갖고 싶었던 카드를 가져가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게임에서는 기다려야 하고, 규칙을 지켜야 하며, 내가 원하는 카드가 다른 사람에게 갈 수도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고 때로는 실수하거나 질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게임에는 상대가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보드게임을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동을 빠르게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아이는 왜 이렇게 하지?”라고 판단하기보다 같은 상황에서 아이가 어떤 선택을 반복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차례가 돌아왔을 때 성급하게 먼저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게임을 중단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상담사를 바라보는 아이도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생각을 지나치게 설명하면서 상대의 선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게임은 이런 모습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해서 나타나게 합니다. 이런 반복 속에서 상담사는 아이의 마음을 조금씩 만날 수 있습니다.
기다리는 것이 어려운 것인지, 지는 것이 어려운 것인지, 자신의 요구를 말하는 것이 어려운 것인지,
상대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운 것인지를 아는 것은 그 어려움을 설명해서 없애는 것보다 아이가 실제 상황 속에서 조금씩 경험을 바꾸어 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기다리기, 감정조절, 양보하기, 요구하기를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행동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들은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다려야 하는 거 알아요.”
“친구한테 양보해야 하는 거 알아요.”
“화내면 안 되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릅니다.
그래서 게임이 중요합니다. 게임에서는 기다리는 상황이 다시 오며 원하는 카드를 얻지 못하는 상황도 다시 옵니다.
친구가 먼저 선택하는 상황도 다시 옵니다.
실수해서 불리해지는 상황도 다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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