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보다 진했던 위로
무너져버린 2주차의 밤은 그렇게 끝났다.
바퀴벌레 한 마리에 멘탈이 무너진 채,
나는 아이들 방에 누워 ‘여기까지 와서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만 반복하며 밤을 지새웠다.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집에 들어가기 두려워 주차장에 앉아 멍하니 있던 내게 카톡 알림이 울렸다.
전날 바퀴벌레와 씨름하며 단톡방에 올린 글을 보고 다들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각자 자신만의 바퀴벌레 퇴치법, 박멸 방법, 약 정보, 업체 추천까지, 마치 바퀴벌레 특공대처럼 메시지가 쏟아졌다.
“나도 처음엔 그게 제일 힘들었어.”
“초반에 다들 한 번씩 멘탈 무너져.”
같은 시기에 와서 같은 일들을 겪고 있는 입학 동기들이 있다는 사실이 뜻밖의 위로가 되었다.
나만 이렇게 무너진 게 아니라는, 나만 유난을 떠는 게 아니라는 안도감이 마음을 조금 풀어주었다.
테이프로 꽁꽁 봉쇄시켜 둔 안방에 혹시 모를 ‘사체 처리’를 도와주겠다며 온갖 장비를 대동하고 이웃 엄마들이 출동했다. 자기들도 바퀴벌레라면 징그럽고 무서울 텐데, 함께라면 덜 무서울 거라는 마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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