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 !
결혼식을 할 생각이 없었다. 결혼식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안 해도 되니까. 우리는 이대로가 좋았다.
어른들이 하라고 하라고 제발 하라고 해도 하지 않겠다던 그 생각은 생각 외로 우습게도 느슨한 일상이 찾아온 탓에 마음이 동했다. 가던 여행도 쉬고, 하던 운동도 쉬고, 매일같이 위스키를 마시던 때도 있었지만 나이 탓에 그건 도저히 안 되겠다. 그러서였나?
결혼식 할까?
사실 영영 풀지 못할 숙제 같았던 결혼식. 그걸 이제 풀어볼까 싶었다.
오랜 바카라장에서 툭하고 떨어져 나온 듯한 문제집에 적힌 그 문제 -
모든 어른들이 내는 어른들의 숙제.
드디어 하겠다는 우리의 말에 어른들은 쏜살같이 움직였다.
그리고 힌트를 주듯 날짜를 알려주었다. 고르기도 귀찮았다.
가장 좋은 날 안 좋을 수가 없는 날.
하늘이 열린다는 그날. 개천절.
놀랍게도 식장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정말이지 어른 들은 우리가 문제 풀기를 기다리고 있었노라는 듯 -
식장을 잡아놓으셨단다. 하지만 문제 푸는 사람은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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