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소중한-
히스 씨는 집에 와서 하루 종일 카메라를 만지작 거렸다. 처음 보는 카메라다. 정사각형의 빈티지한 멋스러움이 돋보이면서도 한눈에 봐도 현대적인 유명브랜드의 즉석카메라는 분명 내가 갖고 싶어 했던 것이다. 아니 사실 나는 '즉석카메라'이기만 하면 되었는데, 히스 씨는 아마도 저번달부터 즉석카메라를 알아보더니 사들인 것이 내가 생각했던 제품보다 훨씬 고가의 그것이었다. 히스 씨의 어깨너머로 살펴보니 '고고 참 야물딱지게 생겼다.' 내심 궁금해하는 내 눈빛을 읽은 히스 씨는 내게 카메라 액정을 보여주면서 이런저런 기능들을 뽐낸다.
"이거는 필터를 바꾸는 거고, 이걸 누르면 화면 밝기 조정이 되는 거야. 그리고 이것 봐라. 이렇게 돌리면 사진이 인쇄되는 거야. 봐봐. 기가맥히지?!"
나는 히스 씨가 말해준 대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사진을 골라 옆에 있는 작은 손잡이를 꺼내서 돌렸다. 그러자 내가 고른 사진이 인화된다. 히스 씨는 자랑스럽게 카메라가 뱉어낸 사진을 뽑아 보여준다. 하얀 종이에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느새 지금의 그 모습은 17년 전의 어느 날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감정은 갑작스러울 때가 있다.
울컥하고 치미는 무언가는 막아낼 겨를이 없다.
그 모습은 너무나 따뜻했고, 보기만 해도 애틋한 둘은 아직까지도 어찌나 서툴고 어리숙한지. 늙어가는 껍데기 속 서로가 아직까지도 그 어리고 어린 날의 영혼 그대로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내 속에 무언가가 헛소리를 한다.
히스 씨는 카메라 케이스와 삼각대까지 주문을 한 듯하다. 그는 쉼 없이 손을 놀린다. 카메라를 삼각대에 끼워서 세워보고는 핸드폰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그리고는 카메라를 다시 빼서는 케이스를 씌우고 다시 삼각대에 고정하고 셔터를 몇 번인가를 눌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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