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끝내 계산하지 않는 시간
회사는 고객이 화면에 머문 시간은 1초 단위로 분석하면서 직원이 밤늦게 일한 시간은 계산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매출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광고비는 클릭 한 번까지 추적한다.
인공지능으로 회의록을 정리하고 업무 생산성을 측정하는 회사들이 직원의 노동시간 앞에서는 계산기를 내려놓는다.
기술이 부족해서일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을 측정할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무엇을 측정하지 않을 때 유리한지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포괄임금제는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원래 임금은 일한 시간과 그에 따른 수당을 계산해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포괄임금이라는 이름 아래 일부 기업은 연장·야간·휴일근로의 대가를 월급에 미리 포함해 지급해 왔다.
모든 포괄임금 약정이 곧 불법인 것은 아니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특수한 업무에서는 판례상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
고정 연장근로수당을 미리 지급하는 방식도 그 자체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실제로 더 일했는데도 추가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다.
가령 월급 3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주 40시간 대신 50시간을 일하면서 같은 월급을 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단순히 일한 시간으로 나눈 실질적인 시간당 보상은 20% 감소한다. 법정수당까지 반영한 계산은 아니지만 문제의 경제적 본질은 드러난다.
회사의 인건비는 그대로인데 직원의 노동은 늘어났다.
회사는 비용을 절약했고, 직원은 자신의 삶으로 그 차액을 지불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의 감독 결과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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