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 초기부터 인간 옆으로, 매년 증가하는 소고기 소비
2026.07.30 수정 보완했습니다.
*왼쪽 사진: 우수한 유전형질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한우 씨수소
*오른쪽 사진: 약 2개월의 훈련을 거쳐 "워워(멈춰)", "이랴 이랴(가라)" 등 사람의 음성 신호에 따라
밭 가는 소
* 왼쪽사진: 쟁기질을 마친 소 & 수레는 직접 끌고 가는 어르신의 "집으로"(출처: 오마이뉴스 2006-04-17)
* 오른쪽사진: 공장식 사육농장의 소와 여물통 대신 바닥에 뿌려진 먹이(출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땅을 일궈 곡식을 생산하던 농경슬롯에서 소는 인간의 고된 노동의 무게를 나눠준 가장 소중한 자산이었다. 신석기시대 초기인 BC 6000~7000년경으로 추정되는 소의 가축화는 인간의 생존과 농경슬롯의 발전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소는 거친 돌들이 박힌 척박한 밭을 갈고, 수확한 곡식과 무거운 짐을 나르며, 짐수레를 끄는 등 인간의 노동을 크게 덜어 주었다.
이충렬 감독이 2008년에 제작한 독립영화 <워낭소리>는 경북 산골마을의 노부부와 40년을 일소로 살아온 소의 동행을 담아냈다. 평생 자신들의 노동을 함께 나눈 소에게 해가 될까 봐 농약을 치지 않고 적은 소출을 감수하는 최노인에게 소는 말년을 함께 한 동반자였다.
영화가 개봉한 이후에는 여성인권과 동물권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도 이어졌다. 영화 속 일소는 평균수명인 약 20년을 훨씬 넘긴 40살의 노쇠한 개체였기 때문에, 계속되는 노동 장면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또한 카메라가 주로 할아버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할머니의 의견이 충분히 존중되지 않는 모습 역시 현대의 관객들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여러 뒷 이야기들에도 불구하고, 소의 주인인 노부부가 직접 출연한 〈워낭소리〉는 기계화된 영농 시대의 도시인들에게 산골 마을의 농사와 일소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동물복지의 기준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영화 상영 시간 내내 일소의 삶에 시선을 둘 수 있는 기회 제공의 의미가 컸다.
주 1) 워낭소리: 소의 목이나 머리에 매다는 방울이나 종에서 나는 소리. 영화에서 워낭소리는 소와 주인을 이어주는 교감의 매개체이자 두 존재의 오랜 시간을 상징하는 메타포어(metaphor, 은유로 비유되는 상징)로 사용된다.
*영화 포스터(출처: 위키백과)
영화를 통해 일소의 노동을 확인할 수 있었듯이 인간은 평생 우직함의 대명사인 소를 농사엘에 이용하고, 우유를 얻어 인간의 칼슘 공급원으로 삼았으며, 경제성이 떨어지면 도축하여 식재료와 가죽을 얻어 왔다.
소가죽은 전쟁 시 갑옷과 투구제작에 사용되었고, 추위와 더위로부터 인간의 몸을 보호하는 외투와 신발, 지갑과 핸드백, 가방 등 다양한 생활용품의 재료가 되었다. 또한 웅장한 소리를 내는 악기인 '북'의 제작에도 사용되는 등 인간은 소의 거의 모든 것을 활용해 왔다.
*소가죽 제품의 예(출처: Pixabay/ Coupang)
*소가죽 제품의 예(출처: Freepik/ Coupang)
*소가죽 제품의 예(출처: Coupang)
*소가죽 제품의 예(출처: Pixabay, 나무위키)
*소가죽 제품의 예(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소를 주로 일소로 이용했던 우리 선조들은 음력 정월 첫 축(丑) 일을 '소의 날'로 정했다. 소를 위로하고 대접하는 명절인 상축일에는 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콩과 싸라기가 많이 들어간 쇠죽을 쑤어 양껏 먹이고 도축을 삼가고, 소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도록 곡식 방아질도 자제했다.
소가 새끼를 낳으면 사람처럼 금줄을 쳐서 알리고, 이른 봄에 소의 외양간을 가장 먼저 치워줬다. 먼 길을 떠날 때는 소의 발굽 보호용 짚신을 신겼다(참고자료: 국가유산청 Accessed June 12. 2024).
오늘날 경제발전과 함께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소는 고기와 우유를 생산하는 공장식축산의 생산동물로 자리 잡았다. 인간과 소가 상호작용하며 형성했던 관계는 점차 사라지고, 의사소통은 물론 동물의 개체적 특성까지 고려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대량 수요와 대량 생산 체계 속에서 말 못 하는 동물은 인간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하는 생산 시스템에 놓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동물복지 문제와 학대에 대한 슬롯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는 신석기시대 초기인 기원전 6000~7000년경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소의 수태기간은 약 280일로 사람과 비슷하며, 대체로 한 번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출산 후 다시 새끼를 낳기까지는 약 1년이 걸린다. 갓 태어난 송아지의 몸무게는 25~35kg 정도다.
*왼쪽 사진: 갓 태어난 송아지가 생후 6시간 이내에 어미의 초유를 먹고 있다. 초유는 면역 형성에 중요한
첫 먹이다.
*오른쪽 사진: 체온 유지가 어려운 어린 송아지를 위해 보온등을 설치한 모습.
(사진출처: 농촌진흥청)
농경슬롯의 일소는 사람과 함께 밭을 갈 수 있을 만큼의 체력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개량과 비육이 계속되면서 한우의 몸집은 놀라울 정도로 커졌다. 1970년대 300kg도 채 되지 않던 수소는 오늘날 700kg을 훌쩍 넘는 경우가 흔하며, 1톤이 넘는 '슈퍼 한우'까지 등장하고 있다.
오늘날 소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사육된다. 넓은 초지에서 풀을 뜯으며 자라는 방목사육과, 곡물사료를 먹여 짧은 기간에 체중을 늘리는 곡물비육이다. 지역과 목적에 따라 두 방식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자연 상태에서 소는 20년 이상, 길게는 25년 정도까지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식용으로 사육되는 소의 삶은 훨씬 짧다. 육우는 보통 생후 24개월 전후에, 한우는 조금 더 오랜 기간 사육한 뒤 30~36개월 무렵 도축된다. 이 시기가 체중 증가와 육질 면에서 가장 경제적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사육 기술의 발달과 품종 개량으로 출하되는 한우의 몸집도 꾸준히 커졌다. 1990년대 후반보다 오늘날의 평균 출하체중은 크게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1톤이 넘는 초대형 한우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소는 육질을 개선하기 위해 어린 시기에 거세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암소는 번식 능력을 모두 활용한 뒤 도축되는 경우가 많아 사육 기간이 더 길어지는 특징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연령에 따라 쇠고기의 용도를 달리하기도 한다. 어린 소는 일반 쇠고기로 소비되는 반면, 나이가 많은 소는 햄버거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의 원료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15억 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다. 소는 인류에게 중요한 식량 자원이지만, 대규모 축산은 온실가스 배출과 토지 이용, 산림 훼손, 생물다양성 감소 등 환경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2006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8%를 차지한다고 보고해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연구에서는 계산 방식이 달라지면서 수치가 조정되었지만, 축산이 기후변화와 환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는 많은 연구가 공감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에는 생산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동물복지와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축산이 세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를 순하고 느긋한 동물로 생각한다. 그러나 소는 생각보다 기억력이 뛰어나고 슬롯성이 높은 동물이다.
과학적으로 동물의 지능을 정확한 숫자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소는 개나 고양이처럼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우수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서로의 얼굴을 구별하고, 무리 안에서 슬롯적인 서열을 형성하며, 다양한 울음소리와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또한 한 번 경험한 길이나 장소를 오래 기억하고,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보여 준다.
카자흐스탄을 여행하던 중 인상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자 초원에서 풀을 뜯던 말과 소들이 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구의 인도도 없이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한 줄로 천천히 마을을 향해 걸어갔다. 처음에는 사람이 어디선가 몰고 오는 줄 알았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대부분 스스로 익숙한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말과 소는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을 기억하고 길을 찾아가는 능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날 수 있음을 새삼 느꼈다.
소는 대표적인 초식동물이지만, 단순히 풀만 먹는 동물이 아니다. 거친 풀에서 최대한 많은 영양분을 얻기 위해 소의 위는 반추위, 벌집위, 겹주름위, 주름위의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은 흔히 '위가 네 개'라고 표현하지만, 정확히는 하나의 위가 네 개의 기능적인 구획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다.
"반추위에서 발효가 이루어지고, 벌집위에서는 먹이가 다시 입으로 올라올 준비를 한다. 충분히 씹은 먹이는 겹주름위를 거쳐 수분이 흡수되고, 마지막으로 주름위에서 사람의 위와 비슷하게 소화효소가 작용하여 본격적인 소화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독특한 소화기관 덕분에 소는 사람이 먹지 못하는 풀과 볏짚에서도 영양분을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다.이처럼 독특한 소화기관 덕분에 소는 사람이 먹지 못하는 풀과 볏짚에서도 영양분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육우'를 한우의 또 다른 이름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육우는 대부분 젖소 품종인 홀스타인의 수송아지를 고기 생산용으로 사육한 소를 말한다. 반면 암송아지는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로 자란다. 같은 품종으로 태어나도 성별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셈이다.
홀스타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육되는 젖소 품종이지만, 동시에 여러 나라에서 고기 생산에도 활용되는 대표적인 품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