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가축의 삶: 소(2)

최고급 White Veal을 위한 어린 송아지 슬픔, 그리고 젖소 우유

by윤혜경

2026.07.30 글을 수정보완했습니다. 소싸움과 투우 관련 내용은 분량 관계로 분량관계로 축약했습니다.

*왼쪽 사진: 초원의 소떼

*오른쪽 사진: 겨울에 방한복을 입고 초유를 먹는 송아지(출처: 축산경제신문, 농촌진흥청)


*왼쪽: 출생직후 6시간 이내 초유급여(출처: 농촌진흥청) *오른쪽: 갓 태어난 송아지(출처: 오마이뉴스)



동물복지의 출발점, '동물의 5대 자유'


오늘날 전 세계에서 동물복지를 이야기할 때 가장 널리 인용되는 기준은 영국 농장동물복지위원회(Farm Animal Welfare Council, FAWC)가 제시한 '동물의 5대 자유(Five Freedoms)'이다. 이 원칙은 1965년 브램벨 보고서(Brambell Report)를 바탕으로 발전하였으며, 1979년 FAWC에 의해 체계화된 이후 세계 여러 나라의 동물복지 정바카라과 법률의 기초가 되었다.



영국 농장동물복지위원회(FAWC)의 동물의 5대 자유


1) 배고픔과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Freedom from Hunger and Thirst) : 깨끗한 물과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먹이 제공

2)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Freedom from discomfort) : 적절한 환경·은신처·안전한 휴식공간 제공

3) 고통, 상처,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Freedom from Pain, Injury, Disease) : 예방·신속한 진단과 치료 보장

4)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Freedom to Express Normal Behavior) : 충분한 공간, 적절한 시설, 슬롯적 교류 기회 제공

5) 두려움과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Freedom from Fear and distress) : 정신적 고통 예방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관리


출처: 윤혜경 외(2023), 『동물복지와 법규』, 동문사, pp. 24–27. (영국 FAWC 원문을 참고하여 수정·정리)


국내에서는 Fear를 '공포', '두려움', '불안'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하고 있다. 이 바카라에서는 Fear의 의미를 보다 폭넓게 전달하기 위해 '두려움'으로 통일하였다.



대한민국 동물보호법의 기본원칙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반영하여 「동물보호법」 제3조에 동물보호의 기본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2023년 전면 개정된 「동물보호법」은 2023년 4월부터 시행되었으며, 같은 해 일부 개정을 거쳐 현재의 기본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동물보호법 제3조(동물보호의 기본원칙)

동물이 본래의 습성과 몸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할 것

동물이 갈증 및 굶주림을 겪거나 영양이 결핍되지 아니하도록 할 것

동물이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고 불편함을 겪지 아니하도록 할 것

동물이 고통·상해 및 질병으로부터 자유롭도록 할 것

동물이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지 아니하도록 할 것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의 동물복지

농림축산식품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은 농장동물 복지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쾌적한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하는 등 농장동물의 복지 수준을 향상하면 동물이 건강해집니다. 건강한 동물로 생산되는 축산물은 안전합니다."


또한 영국 FAWC의 동물의 5대 자유를 우리말로 소개하며 동물복지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 https://www.animal.go.kr/>은 농장동물 복지의 중요성을

<쾌적한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하는 등 농장동물의 복지 수준을 향상하면 동물이 건강해집니다. 건강한 동물로 생산되는 축산물은 안전합니다.>라고 설명하며,

영국 FAWC (농장동물복지위원회)가 1993년 최초로 제안한 <Five Freedoms for Animals>에 기반한 <동물의 5대 자유>를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1. 배고픔과 갈증, 영양불량으로부터의 자유

2. 불안과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3. 정상적 행동을 표현할 자유

4. 통증·상해·질병으로부터의 자유

5.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같은 원칙, 다른 표현

기관에 따라 표현이 조금 다르다. 동물보호법은 영국 FAWC의 원칙을 바탕으로 동물보호법은 법률 문체에 맞게 기본원칙을 규정하였고,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은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교육·홍보용 표현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바카라에서는 이러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영국 FAWC의 원문을 기준으로 '동물의 5대 자유'를 설명하고,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의 기본원칙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 인간이 만든 '소'의 삶


가. 쇠고기 시장 수급 조절 목적으로 송아지 집단 도태


쇠고기 시장에서는 가격 안정을 위해 사육 마릿수를 조절하는 정바카라이 시행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이유로 어린 송아지를 대규모로 도축하거나 폐기한 사례가 있었으며, 동물복지 측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1997년 8월

EU 농업위원회는 쇠고기 공급량 조절을 위해 태어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송아지의 집단도축을 허용하였다. 당시 일부 도축장에서는 어린 송아지들이 거친 몰이 과정에서 매질과 발길질을 당한 채 도축장으로 이동해 도축된 후 폐기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비판을 받았다.


·2001년 2월

광우병(BSE) 사태로 쇠고기 소비가 급감하자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에 송아지 도축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독일 정부도 어린 송아지 도축에 대한 보조금 지급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쇠고기 가격 안정을 위한 정바카라을 추진하였다.



나. 최고급 젖먹이 송아지 고기(White veal/ Veal) 만들기


최고급 송아지고기(White Veal)는 일반 쇠고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생산된다. 고기의 색을 연하고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어린 송아지의 성장 과정 전반을 인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육 방식은 오랫동안 동물복지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젖소 농가에서 태어난 수송아지는 우유를 생산하지 못하고 번식에도 이용되지 않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다고 평가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태어난 직후부터 송아지고기 생산을 위한 사육 대상이 된다.


*어미젖을 먹는 송아지(출처: Pixabay)


대표적인 사육 과정은 다음과 같다.

출생 24시간 이내 어미소와 분리

폭 56cm, 길이 137cm 정도의 좁은 우리에서 사육(미국 기준)

목에 사슬을 연결하여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몸단장을 하는 행동 제한

어미젖 대신 대체우유 급여

철분 섭취를 제한하여 빈혈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고기의 색을 희게 만듦

대부분의 시간을 어두운 공간에서 보내며 운동 기회 제한

스트레스와 질병 예방을 위해 많은 약물을 사용

약 20주(5개월) 후 도축


이러한 사육 방식에서는 정상적인 운동이 제한되므로 다리와 관절 발달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오랫동안 자유롭게 걷지 못한 일부 송아지는 도축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사료 소비를 줄이고 연한 육질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물복지 측면에서는 정상적인 행동을 제한하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송아지고기(Veal)의 종류


송아지고기(Veal)는 일반적으로 생후 12개월 이내의 어린 소에서 생산한 고기를 말한다.

유럽 White Veal : 약 5.5개월 Red Veal : 약 8개월

미국 Bob Veal : 1~4주 Special-fed Veal : 4~4.5개월 Veal Calf : 9개월 이상

(자료: 농림수산식품부)


2002년 우리나라에서도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이 육우 가격 안정을 위해 송아지고기 소비를 장려하는 정바카라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송아지고기에 대한 소비 문화가 형성되지 않아 수요 확대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송아지고기 생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일부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수입 제품을 사용하는 정도이다.



다. 송아지 가죽, 일명 송치 가죽

(Unborn calf skin/ Hair on Hides - Baby Calf skin)


◾ 어린 송아지의 털을 그대로 살린 가죽


송치(Unborn Calf Skin)는 어린 송아지의 털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가공한 가죽을 말한다. 일반적인 소가죽과 달리 털이 그대로 남아 있어 독특한 질감과 무늬를 지니며, 희소성이 높아 고급 가죽 제품에 사용된다.


일부는 출산 전에 폐사한 태아나 사산된 송아지에서 얻어지며, 일부 국가에서는 임신 후기의 태아를 이용한 사례가 알려져 동물복지 측면에서 지속적인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가죽 표면에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럽게 가공하기 때문에 패션업계에서는 품질이 뛰어난 고급 소재로 평가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은 이 가죽을 이용해 의류, 핸드백, 지갑, 구두 등을 제작해 왔으며, 특히 털의 상태가 온전할수록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 방식은 태아나 어린 송아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이 지속되어 왔으며, 동물보호단체들은 오래전부터 생산과 소비의 재검토를 요구해 왔다.



라. 임신과 우유생산을 반복하며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


젖소의 평균 수명은 약 20~25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는 생산성이 떨어지면 대부분 4~7년 정도에 도축된다.


◾ 우유는 어떻게 생산될까?

포유류는 새끼를 출산한 뒤에야 젖을 생산한다. 따라서 젖소 역시 임신과 출산을 해야 우유를 생산할 수 있다.


젖소는 생후 약 14~15개월, 체중이 약 350kg 정도 되었을 때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한다. 임신 기간은 약 10개월이며, 생후 약 24개월 무렵 첫 송아지를 출산한다. 이후 약 60일이 지나면 다시 인공수정을 실시하여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면서 우유를 생산한다(자료 출처: 국립축산과학원 Accessed June 15, 2024).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우유와 치즈, 요구르트, 버터 등 대부분의 유제품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 생산성 향상을 위한 품종 개량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낙농국은 우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품종 개량과 사양관리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젖소의 연간 우유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세계 상위권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국립축산과학원은 우수한 유전능력을 가진 홀스타인 씨암소를 선발하고 수정란을 보급하는 국가 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낙농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 동물복지의 시각

젖소의 인공수정과 반복적인 임신은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합법적인 축산 관리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반면 동물복지 단체들은 지속적인 임신과 출산, 출산 직후 이루어지는 어미소와 송아지의 조기 분리, 장기간의 착유 과정 등이 젖소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단체는 이러한 생산 방식을 동물복지 측면에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축산업계는 이에 대해 조기 이유(離乳)가 송아지의 질병 예방과 어미소의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적절한 사양관리와 수의학적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동물복지와 생산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높은 산유량을 목표로 한 지속적인 품종 개량은 파행, 유방염, 번식장애, 대사성 질환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어, 최근에는 생산성뿐 아니라 건강성과 복지를 함께 고려한 개량 방향이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 우유(Milk)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각

우유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며, 많은 사람들의 식생활에서 중요한 식품이다. 동시에 동물복지의 관점에서는 우유가 생산되는 과정 역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착유 시스템, 사육환경 개선, 방목 확대, 질병 관리 강화 등 생산성과 동물복지를 함께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낙농을 위한 연구와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왼쪽 사진: 산유량이 가장 많은 품종인 홀스타인 젖소(출처: 비건뉴스 2024-05-27)

*오른쪽 사진: 대규모 낙농업의 자동화한 착유 시스템. 게티이미지뱅크(출처: 한겨레 신문)


*독일의 우유제조공장(출처:Greenpeace)

*모유 방지기를 착용한 소의 모습. 위키미디어 커먼스

*디엑스이 코리아 활동가들의 2020-02-14 밸런타인데이 <착유동물의 고통 반대> 기자회견과 구호외침

(출처: 한겨레 2020-02-17)


마. 소 학대 사례가 남긴 교훈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사육, 수송, 도축 과정에서 발생한 소 학대 사례가 언론과 동물보호단체의 조사로 반복적으로 알려져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다우너소 학대 사건, 인도네시아의 생우 수송 과정에서 발생한 비인도적 취급, 미국 페어옥스(Fair Oaks) 목장의 송아지 학대 사건, 그리고 2023년 미국 텍사스 대형 낙농장의 화재 사고 등이 있다.


이러한 사례는 대부분 관리 소홀이나 종사자의 폭력, 대규모 축산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축산업 전반을 일반화하기보다는 동물복지 기준과 관리·감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 2013-01-08 인도네시아 '잔인한 소 관리'(출처: 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소 이동 실태: 살아 있는 소의 머리를 밧줄로 3~7마리씩 묶어 크레인으로 옮기는 모습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수라바야의 한 항구에서 살아있는 소들의 머리를 밧줄로 묶어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옮기는 모습(출처: AFP 연합뉴스)



◾ 2017-3-28 영국 우유 목장의 충격적 진실

*젖소 몸집보다 작은 영국 젖소 농장 우리 (사진: 동물평등 *출처: 서울신문 2017-03-28)


공장식 축산은 인류에게 풍부한 식량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동물복지와 환경, 공중보건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질문은 고기를 먹느냐 먹지 않느냐의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그 생명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고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었는지를 함께 생각하는 일이다.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은 서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하나의 건강(One Health)과 하나의 복지(One Welfare)는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한다. 동물의 삶을 존중하는 일은 인간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1. Peter Singer(2005). In defence of animals : the second wave.

2. 피터 싱어. '동물해방' 두 번째 이야기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2012). 노승영 옮김.

3. Ruth Harrison(2013). Animal Machines 새로운 공장식 축산.

4. 에므리크 카롱(2017) 반 종차별주의. 류은소라 옮김.

5. 법제처. 2024. 4. 대한민국 동물보호법과 시행규칙. Accessed July 18. 2024.

6.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https://www.law.go.kr/ Accessed July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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