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계획 - 반전

by안지안

작년 12월에 팀장에서 내려와 새로운 팀에서 팀원으로 6개월 일했다.

조직관리도 필요 없고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정시 퇴근했다.


내 나이도 있으니 향후 2~3년간 보직 없는 50대 부장으로 근무하고

임금 피크 나이가 되면 30년 근속이니

희망퇴직으로 현 온라인 게임이 마무리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번 주 반전이 있었다. 다시 팀장 보직을 받았다.

지난주 사업부장이 호출해 방에 들어갔더니

새로운 팀이 신설되는데 내가 맡아달라는 것이다.


내 경력과 상관없는 분야이지만, 새로운 팀이 필요로 하는 것은

조직 관리와 사내 외 네트워크, 그리고 해외까지 커버할 수 있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듣고 보니 내가 적임자같이 들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대상자 중에 나를 선택한 건 사업부장이고

감사의 인사와 함께 방을 나왔다.


내 자리에 돌아와 앉으니 도토리나무가 내 눈에 들어왔다.

바카라상에 항상 있었는데 왜 그동안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승진 축하 메일과 메신저가 이번 주 내내 왔는데

그중에 기억나는 건 '원래 돌아갈 자리로 돌아가셨네요' 다.


지난 6개월간 팀장이 아님에도 많은 직원들이 여전히 나를 '안팀장'이라고 불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안팀장보다 안프로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졌고

6개월의 시간이 내 마음 한 켠이라도 서운하지 않은 틈을 차곡차곡 매웠다.


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황동만은 자신의 감정을 알려주는 "감정와치"를 차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확인하는데

너무나 공감한다. 나도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팀장으로 다시 복귀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

'안도', '기쁨', '고마움', '놀람', '뿌듯함' 그 언저리 어디쯤인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히 아닌 건 알겠다.

'너무 기쁨', '열정', '자만심', '자부심', '자신감'은 아니다.


조직에서 나에게 정해진 자리라는 건 없다.

나는 기회가 오면 그 자리에서 일을 할 것이고,

어디서든 내 인생을 후반기를 준비하고 새로운 꿈을 꿀 것이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두 아들 대학 보내기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