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에 대처하기 어려운 위급한 때가 올 것입니다"
매일 들리는 소리가 있다. 특이하게도 이 소리는 아무리 귀를 쫑긋 세워서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이 땅에 거하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이 소리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 계절이 가는 소리이다. 이제 10월이 시작되었다. 이맘때쯤이면 산의 나무들과 가로수에서는 낙엽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광경을 보며 세속에 묻혀 살던 우리는 문득 계절이 가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한다.
계절의 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안겨준다. 봄이면 파릇한 새싹들이 들판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그리고 이 새싹을 배경 삼아 노란 개나리며, 하얀 벚꽃이 세상을 물들인다. 가을이면 들판의 곡식이 영글고, 사과와 배들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 잘 익은 열매를 따며+++90* 계절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는다.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기도 하다. 우리가 만들지 않은 햇빛과 비와 바람이 열매를 살찌운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 베풀어진 선물이다.
또 다른 소리를 듣는다. 자연의 소리이다.
새벽녘 문득 잠이 깬 어느 날 창문을 열어 하늘을 본다. 아직은 태양의 여명이 닿지 않은 시간이다. 밝은 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구름이 소리 없이 흐르며 다양한 모습으로 하늘 이끝에서 저끝까지 펼쳐져 있다. 황홀감에 빠진 나는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인간의 작품과 비교할 수 없는 광활한 하늘을 캔버스 삼아 그려놓은 수묵화 같은 구름의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오래도록 가슴에 담아두고 싶어진다. 창문에 와닿는 바람 역시 소리 없이 시원함을 전해준다. 먼발치의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바람이 지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 바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내가 듣는 소리 중에는 지구의 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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