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어그로를 끌기 위한 제목을 선정했음을 미리 박아놓고 시작해야겠다. 왜냐하면 나는 요즘 맞지도 않는 옷을 입느라 아주 고역인데, 그건 바로 SNS 때문이다.
사실 며칠 전부터 작가 브랜딩 전용 SNS를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이게 정말, 정말 하기 싫다. 굉장히 나랑 안 맞는다. 그런데도 억지로 매일, 몇 번이나 하고 있다.
문득 오늘 개인 SNS 계정을 들어가 봤다.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날짜가 2023년 10월. 이제 증명 됐겠지, 내가 얼마나 SNS를 즐기지 않는 사람인지.
참고로 나는 릴스나 유튜브 숏츠 같은 것도 거의 안 본다. 인생 낭비, 시간 낭비란 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SNS가 낭비다. 그런데도 요즘 나는 그것을 퍽 열심히 한다. 솔직히 역겨워서 신물이 올라올 것 같다.
어쨌든 목적이 있으니 하긴 한다. 짜증 나지만 얼굴도 팔아보고, 글도 써보고, 헛소리도 해본다. 그러면서 터득한 건 후킹 능력이다. 일명 훅(Hook) 처리라 하지.
스크롤을 내리던 사람의 손가락을 멈추게 만드는 기술. 쉽게 말해 사람의 호기심을 낚는 기술이다. 제목 하나, 첫 문장 하나로 클릭하게 만드는 능력. 조금 저속하게 표현하면 ‘어그로’라 하면 되겠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이 글의 제목을 보고 무슨 생각으로 클릭했는지 맞혀보겠다.
“겨우 서른 줄에 뭘 그리 대단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면서 들어왔다면, 당신은 내 후킹에 보기 좋게 걸려든 거다.
딱히 내가 어리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이 온라인카지노라는 곳의 특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나는 이곳의 평균 연령대가 최소 40대 이상이라는 걸 안다. 그들에게 나는 ‘민증에 잉크도 안 마른 애기’ 일뿐이다. ‘타겟팅’이라는 건 이런 거다.
사실 이곳이 온라인카지노가 아니고 새로 시작한 SNS였다면 아마 조금 더 눈에 띄는 자극적인 후킹을 사용했겠지. 하지만 온라인카지노는 나름의 분위기가 있다. 약간의 고상함과 우아함이 존재해야 하는 곳. 그렇지 않으면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러니 나는 적당한 선을 찾는다.
그러니까 사실 이 글의 제목은 ‘서른두 살이 되니 보이는 것들’ 따위가 아니고, ‘이제는 보이는 것들’이 더 옳다. 하지만 이런 제목이었다면, 여러분 중 절반은 이 허접하고 이상한 글을 클릭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 말이 틀린가? 그렇다면 당신이 옳습니다.
하여튼 요즘 내 머릿속은 꽤 바쁘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내 말이 닿도록 어그로를 끌어야 하니까. 하지만 그러면서도 '고고한 작가님'으로서 브랜딩은 지켜내야한다. 원래 망가질 거면 차라리 제대로 망가져야 하는데, 적당히 망가지는 게 제일 어려운 법이다. 그러니 그 중간에서 적당히 점잔 빼는 것은 참으로 골치 아픈 일이다.
참고로 이래 봬도 나는 ‘순문충’이다. 순문충은 대개 “그런 자극적인 유도 없어도 작품성이 있으면 독자는 따라온다!”라며 세상 물정도 모른 채, 점잔이나 떠는 게 디폴트값이기 때문에 특히나 더 고역인 거다. 이쯤이면 내가 얼마나 그것을 하기 싫어하는지 설명이 됐겠지.
지금까지 이 글의 제목이 ‘서른두 살이 되니 보이는 것들’인 이유에 대해 A4 한 페이지 분량으로 서술했다. 하지만 잊지 말자. 나는 '서른두 살'이 아닌 '이제는'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 쓰려했다는 것을.
그러나 여기까지 읽은 여러분들은 ‘이제 내가 뭐가 보이는지’ 따위는 별로 안 궁금할 거다. 그렇게 역겹고 신물이 올라올 정도로 하기 싫다는 SNS가 궁금할걸.
자, 당신들은 내게 두 번째로 걸려들었다.
하지만 딱히 찾아보는 걸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이 고상하고 우아한 온라인카지노라는 공간에서 만들어 놓은 묵직한 ‘마른틈의 이미지’를 지키고 싶으니까. 여전히 ‘순문충’이라 그런가 보다.
하여튼 이렇게 된 김에 ‘이제는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써보기로 하자.
그럼 20,000.
PS. 내 SNS 계정을 찾아보려는 당신은 이제 세 번째로 걸려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