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hera

by마른틈

조금 고단한 나날이다. 아니, 아니다. 조금, 아니 많이인가? 아주 조금인 것 같기도 하다. 몸이 축 늘어진다. 아 커피를 마셔야지. 실은 매일 돈주고 커피를 사먹는 행위는 영 돈낭비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요즘은 매일 사먹는다. 그것도 두 잔씩. 이유는 두가지 쯤 되는데, 첫 번째는 커피를 직접 타 먹는 그 짧은 시간조차 아까워졌다.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어졌다는 표현이 옳겠다. 내 월급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얼마지? 고작해야 만 얼마일 텐데, 꼭 몇 만원이라도 될 것처럼 구는 꼴이 우습기 짝이 없지. 두 번째 이 유는 카페인 중독이 왔기 때문이다. 피로하고 피곤해. 뒤질 것 같아. 분명 몇 달 전만 해도 기똥차게 눈이 떠져서 미라클모닝인가 뭐시긴가 했던 것 같은데 자꾸만 잠이 쏟아진다. 근래는 알람 소리를 듣고도 몸을 일으키는 일이 힘들다. 언제나 그렇듯 파드득, 퍼드득 경련하는 몸뚱이는 덤이다. 기분은 또 왜이렇게 들쭉날쭉한지, 아주 미친놈같다. 기분전환이 필요해 인생 첫 히피펌에 도전해보기로했다. 가 취소했다. 가 또 다시 예약했다. 또 취소할지도 모른다. 그나마 기분이 나아지는 순간은 출간원고 수정할때 정도 뿐이다. 출간 방향성이 어느정도 잡힌 요즘은 원고가 유의미하게 수정되는걸 보고있으면 기분이 꽤 그럴싸해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요즘은 오래 집중하기가 어렵다. 생각이 자꾸만 여기저기로 튄다. 한때는 한 자리에서 열두시간 이상도 버티던 미친집중력 하나는 타고났는데, 요즘 꼴을보면 ADHD라 해도 퍽 믿겠지. 아 이런나는 정말 별로다. 그래놓고 쓰는 꼬라지는 또 “내가좋아요.” “나를 사랑해요.” 라니. 지나가던 개가 쳐웃어도 할말이 없는거다. 그래도 겉으로는 티안낸다. 나는 그런거 엄청 잘한다. 그렇 살아온 세월이 십수년이다. 일일히 티내고 살았으면 나는 진작에 병신 찐따 히키코모리가 됐을꺼다. 나는 스스로를 이기적이라고 말하고 사는 편인데, 그건 내가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라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걸 고치기 위해 차용한 방식이 ‘역지사지’다. 그러니까 내 공감력은 역지사지에서 출발한다. 역지사지로 생각했을때 내가 기분 나쁠 거 같으면 사과하고, 내가 기분 안 나쁠것 같으면 사과 안한다는 뜻이다. 아, 아니다 사과를 하긴 한다. 슬롯생활은 해야하니까. 다만 공감적 사과를 못한다. 이를테면 “네가 기분 나빴으면 미안해.(하지만 나는 모르겠어)” 그래도 살면서 슬롯성이 많이 발달했는지 요즘엔 사과를 아주 잘한다. 어제도 사과를 세번이나 했다. 말을 너무 싸가지없이 했기 때문이다. 요즘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미안해 죽겠다. 나는 곳간에서 인심 나는 유형의 표본이라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말이 곧잘 딱딱해지는 편이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스스로 실수했음을 깨닫는 주기가 빨라지긴 했다. 아차 싶어진 나는 그들에게 내 불안한 심리상태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사과한다. 너그러운 그들은 나를 받아주겠지만, 그러면 안된다. 내 감정을 남에게 함부로 떠넘기는것 만큼 형편 없는 짓은 없다. 내 감정은 내 몫이다. 가족간에도 해서는 안되는 짓이다. 아마 조금 쉬고싶은것 같다. 쉬면 괜찮아질까? 손에 쥔게 많다는 이유로 여기저기 감정을 무기처럼 휘두르는 것도 딱 질색이다. 마음편히 쉬어본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자꾸만 무언가를 해야만해. 그것을 하고도 밀린게 더있어. 잠시 쉬어도 마음이 무거워. 뭔가 계속하고는 있는데 왜이렇게진도가 나지 않지. 나는 언제까지 이래야 해? 욕심이 너무 많은것같다. 세상일에 조금 무감해질 필요가 있는데. 이것도 저것도 다 재미있다. 다 하고싶다. 다 성공해보이고 싶다. 이것도 제때 하지못한 결핍에서 비롯되었나. 모르겠다 이제는. 요즘에는 일이너무재미있다. 우리 대표님은 나를 1개월 동안 방치시켰다. 나는 ‘사무실 지키는 개’쯤으로 채용된 줄 알았다 그러더니 2개월차부터 나를 홀로두고 중국으로 떠나셨다. 6개월 차에 접어든 지금은 내게 아주 많이 의지하신다. 쓸모있는 사람이 된 기분은 퍽 좋다. 그런데 가끔은 도망치고싶다는 생각도한다. 내업무는 이제 대체할수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덕분에 한번도 연차를 마음편하게 써본적이 없다. 아마 앞으로도 그러겠지. 실은 한번 도망가기도했다. 머리채잡혀끌려왔지만.괜찮다는말을 습관처럼하지만 사실 여전히 괜찮지않다. 괜찮다고 말하면 괜찮아질거라고 믿을뿐이다. 솔직히 무서웠다. 그리고 아직도 무섭고. 앞으로도 종종 문득문득 그럴걸. 잊을수없는일이다. 어쩌면 망상병환자가아닐까싶은 생각도 할정도로. 아 그럼에도 내가 무슨생각을 하고있는줄 알면 , 왜자꾸 날 괴롭게해. 스스로를 사랑한다더니, 이토록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생각머리를 쥐어뜯고싶다. 난 그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편. 그거하나면 됐었는데 . 아 역시 공허하다공허해 그러니까 이건그냥 배설이다. 나는무섭다고 숨는스타일은 아니니까. 어차피 죽을거면 장렬하게 죽는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아,근데 죽을거면 그래도 이왕 쓰던바카라은 내고 죽었으면 좋겠긴하다. 그래서 요즘은 특히 몸을 사린다. 그러니까 이건그냥배설이다. 근래 나는너무 꼰ㅡ스러웠으니까. 물론 나는 내일부터 다시 꼰ㅡ글을 쓸거다. 다시 나를 사랑할거고, 다 시당신들을 설득하는 글을 쓸거다. 그냥 그런거다. 조금 아파서, 조금 축 쳐져서. 가끔은 그런날도 있는거니까. 주기적으로 터지는 면역력 크리가 복병이라 그렇다. 그약 이 우울감을 조금 촉진시켜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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